초등학교 때 일기장에 짤막짤막한 시들만 쓰고 생활문은 쓰지 않는다고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던 일이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빙그레 웃음 지을 일이지만 그때는 왜 일기장에 시를 쓰면 안 되는지 어리둥절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기장을 학교와 가정을 이어 주는 끈으로 생각하고 계시다는 건 한참 자란 후에야 알았습니다.
그때 썼던 일기장 속의 시들과 여러 백일장 수상 작품들, 그 밖에 초등학교 시절에 썼던 시들이 동시집으로 엮여 나오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 시간이 제법 흘러 지금 저는 중학교 3학년입니다. 몸은 하루하루 자고 나면 성큼성큼 자라 어른만큼 커졌고 생각도 조금씩 자라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시는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