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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유기환

최근작
2024년 2월 <실험소설 외>

유기환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고향의 푸른 남강을 떠나본 적이 거의 없다. 강둑길, 발간 노을, 하얀 물보라, 봄날 아지랑이, 저 멀리 가물거리던 아버지의 자전거…. 그가 시쳇말로 ‘돈 안 되는’ 문학의 길에서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한 데는 아마 이런 유년기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대학 시절은 사회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 시절 대다수 학생이 그랬듯, 때론 고시 공부를 한답시고 산중암자에 들었고, 때론 독재 타도를 외치며 가두 시위를 했고, 때론 골목길 라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4학년 때였다. 공부하면 할수록 문학과 프랑스어 실력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그러므로 대학원 박사과정이 끝난 1990년대 초 프랑스 유학을 떠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파리8대학에서 지도교수 자크 네프와 학우 다미엥 자논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네프 교수는 문학의 경우 테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미학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었고, 다미엥은 수사학이 다만 장식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유학 생활은 한마디로 글 읽기와 글쓰기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재인식하는 시간이었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공들인 분야는 글쓰기이다. 《알베르 카뮈》, 《조르주 바타이유》, 《노동소설, 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 《에밀 졸라》, 《프랑스 지식인들과 한국전쟁》(공저) 등을 썼고, 카뮈의 《반항인》, 바르트의 《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타이유의 《에로스의 눈물》, 외젠 다비의 《북 호텔》, 그레마스/퐁타뉴의 《정념의 기호학》(공역),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 《실험소설 외》, 《목로주점》, 《돈》, 《패주》 등을 번역했다. 현 재 스토리텔링 강의를 통해 문학과 산업이 그리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 하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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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노동소설 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 - 2003년 8월  더보기

예수가 문을 열고 마르크스가 문을 닫은 두 밀레니엄의 끝에 서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글로써 지나온 삶을 윤색해보려는 이기심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 외에 한 소시민, 또는 한 소심인, 또는 그 나름으로 진땀나게 살아온 한 지식인의 삶의 자유, 문학의 자유를 회복하는 길이 또 어디 있을까? 이 책의 뼈대는 1997년 파리8대학에서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이고, 새살은 이후의 사회학.인류학.정신분석학적 독서의 산물이다. 모쪼록 이 책이 현실적으로는 테제소설의 서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작업을 돕고, 이상적으로는 예술과 사회, 예술과 정치 사이에서 표류하는 사람들의 사색을 심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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