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랑스의 조그만 마을의 정원에서 시작되어 동경 외곽의 창고에서 끝나는 '가셰 박사의 초상'의 기나긴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지난 100년 간의 예술, 경제, 정치 그리고 수집가들과 화상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취향과 부패, 탐욕과 상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특별한 우수가 배어 있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살하기 수주일 전에 그려진 '가셰 박사'의 초상은 반 고흐가 남긴 마지막 초상화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이 초상화를 소장했던 13명의 주인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부유했던 두 명의 전위 예술가, 세 명의 호상, 한 독일인 수집가, 박물관 소장, 나치의 엘리트 관료, 암스테르담의 은행가 그리고 유태인 망명객에 이르기까지! 끝으로 덧붙인다면 이 책은 반 고흐가 세상을 떠나 직후부터 시작된 전설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한 글인 동시에 중산층 계급의 부상과 더불어 급격히 신장된 예술 시장과 전위 회화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