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났다. 화가인 어머니와 북 아티스트인 아버지 덕택에 갤러리와 책 공방을 오가며 갖가지 예술 작품에 둘러싸여 자랐다. 브라운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유년기를 자신의 영원한 화두로 삼았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공부했고 석사 과정 2년차부터 《스피벳》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 ‘스피벳’은 열두 살 천재 소년이 아니라 프랑스 파리의 감옥에 갇혀 옛날을 회상하는 예순 가까운 남자였다고 한다. 작품에 리얼리티를 더하기 위해 레이프 라슨은 소설의 무대로 정한 몬태나 주를 수없이 방문해 그 드넓은 자연 속에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까지 가는 갖가지 방법을 상상했다. 이러한 과정 끝에 중년의 남자는 키 작고 깡마른, 소심한 천재로 바뀌었고, 술 취한 여정은 기이하고 환상적인 모험으로 변모했다. 이렇게 완성된 한 편의 이야기에 기발한 그림과 지도를 직접 그려 넣었고, 이에 걸맞게 다시 텍스트를 수정했다. 이와 같은 지난하고 긴 집필 끝에 세상을 놀라게 한 2009년 최고의 화제작 《스피벳》이 탄생했다.
전미 문학계와 언론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마크 트웨인과 토마스 핀천 그리고 리틀 미스 선샤인을 완벽하게 뒤섞는 불가능한 작업을 해냈다(스티븐 킹)’, ‘초현실적이며 환상적인 성장 오디세이('북리스트')’ 등 ‘스피벳 열풍’을 방불케 하는 각계각층의 찬사가 쏟아졌다.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미국 최대의 출판사인 펭귄사에 원고를 보낸 지 약 1년 만의 성공이었다.
‘척추동물문, 포유류, 영장목, 그리고 인류에 속하는 존재로, 키는 1미터 82센티미터이고 몸무게는 바윗돌 11.4개분.’ 레이프 라슨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써놓은 기발한 자기소개이다. 세상을 작게도 크게도, 분석적으로도 엉뚱하게도 보는 작가의 시선은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수백 권의 지도와 과학적 도해로 표현하는 천재 소년 스피벳만큼이나 독창성 넘치고 재기발랄하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강연회와 사인회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