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집 한 칸 장만 못한 못난 남편이요,
초딩 남매한테 그럭저럭 아빠 소리는 듣고 있지만,
그닥 썩··· 존경받지도 못하는 아빠요···
부모님께 넉넉한 용돈 한번 호기롭게 내놓지 못하는 아들이요···
뭐 이런 내 안에 쟁여놓은 쓸데없는 자괴감을 떨치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러나, but
구라쟁이 기질이 어디가나···
웃긴 놈이란 소리만 들었다.
아내조차 그날그날의 글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가를 말해주기는커녕
‘웃겼느냐’ ‘안 웃겼느냐’의 기준으로만 내 금쪽같은 글에 가치를 매긴다.
오호~ 통재라.
스머프 반바지 크기만 한 아내에게도 권위가 안 서다니!!!
그럼 어떤가.
내 글에 아내가 웃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내의 하루가 편하면 나도 편한 것을!!!!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부모님이 일하는 벽돌 공장 마당 한편에 놓여 있는 모래더미 위에서 모래 한줌을
손등에 올리며 여섯 살 꼬마 아이가 부르던 노래입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꼬마 아이는 다음 달이면 정말 헌집을 주고
새집을 갖게 됩니다.
아내는 요즘 새 가전제품과 새 가구들을 고르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초등학생 두 남매는 새집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습니다.
벽돌공장에서 일하시던 젊은 부부는 이젠 노부부가 되어서
살아생전 처음으로 새집에 들어가신다는 기쁨에 한 달 전부터 이삿짐을 차근차근 싸고 계십니다.
이렇게 우리 여섯 식구는 요즘 헌집을 버리고 두꺼비에게 얻은 새집으로 이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간 제겐 좋은 일이 참 많이 생겼습니다.
제 모자란 글을 응원해주신 이름 모를 친구 분들이 억수로 많이 생겼고···
저희 아이들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아빠를 한껏 우러러 보기 시작했고···
문 여사의 애교 버전은 날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저희 여섯 식구의 새 보금자리가 드디어 생겼지요. ㅎㅎ
모두 고마운 일입니다.
여러분도 고마운 일 많이많이 생기시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