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1951년 3월 서울중학교 1학년에 다니던 15살 무렵, 패주하는 북한군에게 붙잡혀 강제로 납북됐다. 38선을 통해 남파하는 간첩을 안내하는 소년 간첩원 역할로 능력을 인정받아 금강정치학원과 중앙당학교를 졸업하고 김일성대학 철학과에 입학하는 등 승승장구하였지만 1957년의 남로당 2차 숙청 때 김일성대학 3학년 때 문천기계공장 노동자로 좌천된다.
그 후 김일성 군사정치대학을 수료하고 10여 년 동안 대남공작에 종사하면서 7번이나 침투한 공로로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영웅 칭호’와 함께 ‘금별메달’과 3차례나 ‘국기훈장’을 받았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배후에서 진두지휘하고 월북, 다시 남파되어 1976년 9월 의거 귀순하였다. 그의 이런 기구한 삶은 영화 <평양비밀지령>과 동양방송(<통곡>)과 KBS1의 드라마(<시효인간>)로도 만들어졌다. 저자는 북한 대남공작부서의 차관급 거물간첩 활동으로 「대남공작 성공 사례집」을 읽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 까닭에 그의 증언은 매우 중요하고 상세하여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귀순 당시 월남에서 실종되어 북한에 끌려간 안학수 하사의 북한 행적을 당국에 진술하였지만 묵살되어오다 43년 만에 그 진실이 인정되기도 하였다. 귀순 후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안보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치안본부 내외정책연구소와 서울시경 보안문제연구소 전문위원과 경찰청 공안연구소 분석과장, 동북아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면서, 『시효인간』, 『소리없는 전쟁』, 『김일성의 비밀교시』(일본어판), 『태양을 등진 달바라기』 저서 집필과 동아일보(수기 60회 연재), 「한국논단」 誌 등을 통한 집필활동을 하면서 북한의 대남 야욕을 온몸으로 막아내었다.
「태양을 등진 달바리기」는 지난 2013년 2월 3일 폐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기 전 그가 남긴 유작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