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 1973년 소련의 레닌그라드(오늘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 때 조선사(한국사)를 전공하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평생 한국 고대사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991년, 한-소 수교 영향으로 평양 김일성대학 대신 서울 고려대학교로 언어 실습 유학을 왔습니다. 가야 준국가들의 정치와 외교에 관해 박사 학위 논문을 썼습니다.
소련에서 학위를 받은 후 서울로 돌아와 교육계에서 3년간 외국인 노동자로 생활했습니다. 혹독했지만 한국 생활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평생 한국에서 눌러앉기를 기대해 국적을 획득했지만, 한국 대학 강단에서는 도저히 정규직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불가불 2000년에 먼 노르웨이에서 정규직을 얻어 26년째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겪고 느낀 바를 살려 《당신들의 대한민국》 《당신이 몰랐던 K》 《미아로 산다는 것》 《주식회사 대한민국》 등 대중서를 몇 권 냈습니다. 그사이 공부의 방향을 조금 바꾸어서 근현대사 연구에 천착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한국 사회주의 운동 역사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조선 사회주의자 열전》 《붉은 시대》 등은 그 결과물입니다. 지금은 미국 패권의 쇠락 등 현실에 대한 글을 쓰는 동시에, 1920~1930년대 ‘붉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활동한 조선인 혁명가들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2020년대와 1920년대를 동시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인데, 물론 제게는 1920년대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 박노자가 말하는 박노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2009년,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과 함께 돌아온 박노자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 (인터뷰 | 금정연, 사진제공 | 박노자)
알라딘 : 사회구조에 관한 담론들은 모두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어떤 존...
불의를 가만히 보지 못하는 성격으로 유교적 지사에 가깝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불교의 보살에 가까웠던 체 게바라에 열광하는 모든 이들이 물론 당장에 사회주의자로 되는 것은 아니다. 체 게바라의 이질적인 모습이 지겹고 힘든 하루하루를 조금 더 '쿨'하게 만드는 일종의 '오락'이 될 수도 있고, 체 게바라 이미지의 소비는 단순한 '유행'의 측면도 갖는다.
한데, 이와 같은 유행이 가능한 것은, 우리의 의식이나 무의식 속에서 개화기의 계몽주의자들이 설계하고, 일제와 그 후예인 독재 정권들이 실행에 옮긴 돈과 폭력의 위계서열에 대한 거부감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힘' - 폭력과 살육과 억압과 그 억압에 대한 순응 - 의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완전히 만족시켜줄 수 없다는 것은, 인간성을 잠시 누르거나 꺾을 수 있어도 죽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