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네살 열 두살 아들과 아홉 살 딸을 키우고 있다
아픈 아이와 함께 강제적 집순이로 살아가며 힘든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이별하계 되었다. 지금은 나의 의지에 의한 자유로운 집순이로 여유 있는 마음과 책이 있는 환경에서
나의 성향과 아이의 눈빛을 따라 느린 육아를 하고 있다.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종래에는 나도 읽는 사람이 되었다.
새벽 고요한 시간에 매일책을 읽고 생각을 기록하며 감사 일기를 6년째 쓰고 있다.
조금씩 꾸준히 해온 책읽기로 세아이 모두 자발적으로 즐기며 읽는 아이로 성장 했다.
엄마도 아이도 독서에 진심이다.
2009년 12월 15일, 네 살 아이가 제 곁을 떠났습니다. 참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지요.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지나고 돌 아보니, 제 삶에 큰 스승이 다녀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이로 인해 배우고 깨달았던 경험은 다시 시작된 육아의 방향 을 세운 계기가 되었고, 제 성장 독서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남들 하는 대로 휩쓸리듯 따라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적어 도 초등학교 때까지만이라도 마음껏 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 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사교육 대신 매일 조금씩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선행학습 대신 선행 독서를 했지요. 욕심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재미 있는 책을 찾아 매일 읽어 주었을 뿐인데 감사하게도 책을 좋아하며 꾸준히 읽는 아이들로 자라 주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읽어온 수많은 책은 그 어떤 사교육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리 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느린 육아의 핵심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러나 유연하 게’ 입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엄마와 아이의 성향에 맞게 천천히 나 아가는 방향을 말해요. 묵묵히 작은 행동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거지요. 어쩌면 ‘더 빨리, 더 많이’가 중시되는 요즘 육아 에 역행하는 육아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육아는 긴 여정입니다. 마라톤과 같지요. 단거리 달리기와 달리 마라톤은 초반에 힘을 다 쏟으면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느린 걸음으로도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습 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요.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기만 하면 결국 이르게 됩니다. 멀리 보아야 합니다.
이 책은 내성적인 성향의 집순이 엄마가 내 안의 나를 이 해하고 살피며, 아이의 눈빛을 따라 느린 육아를 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의 삶에 천천히 스며드는 독서와 영어, 매 일 최소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자기주도학습, 아이와 함께 더 불어 엄마도 읽고, 쓰고, 실천하며,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예요. 부족하지만 지금 제가 나눌 수 있는 진솔 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약한 불에도 물은 결국 끓는다.’
물을 빨리 끓이기 위해서 센불로 켰다 껐다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약한 불로라도 계속 가열하는 것이 낫습니다. 약한 불에서는 끓는 속도가 늦을 뿐, 임계점 100도에 도달하면 결 국 똑같이 끓게 되지요. 조금 더디 가더라도 ‘매일 천천히 조 금씩’ 가면 됩니다. 제대로 된 길로 ‘꾸준히’ 가다 보면 결국 도 착하게 돼요. 육아는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우며 육아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 다. 부족하지만 누군가 이 책에서 육아에 도움이 되는, 단 하 나라도 찾을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아요. 저와 우리 아이들 이 했던 경험이 불안하고 지친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 의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의 교육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가장 행복하고도 고된 시간이었습 니다. 돌이켜보니 모든 걸 쏟아부어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 는 건 아니었어요.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됩니다. 육아서나, 선배 엄마의 육아법이 정답은 아니잖아요. 참고하고, 변경하 며 나만의 육아 철학을 만들어 가면 됩니다. 과장된 육아 정 보에 휘둘려서 불안해하지 마세요. SNS 속 슈퍼우먼 엄마들 을 보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교와 불안은 한 세트입니다.
엄마를 위해 꼭 휴식의 시간을 가지세요. 너무 힘들면 쉬어가도 됩니다. 조금은 가볍게 육아해도 괜찮습니다. 우리 서 두르지 말아요. 조급해하지도 말고요. 조금은 느슨하게 힘을 빼 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가는 것 이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몰라요. 엄마도, 아이도 더 나은 내일 을 위해 한 걸음씩만 더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육아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민경
나는 천천히 가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습니다.
_ 에이브러햄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