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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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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

김동규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외무고시를 거쳐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사, 박사과정 수학 후 현재 PADO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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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 - 2024년 11월  더보기

감수의 글 인터넷은 ‘공해(公海)’처럼 자유로운 정보의 바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세계화는 국가를 넘어 모두에게 열린 시장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9/11 이후 다시 대립의 세계가 돌아왔고, 중국이 미국의 라이벌로 부상하면서 ‘친구와 적’을 구분하고 적대세력과는 싸움을 하는 칼 슈미트적 ‘정치’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은 세계화가 구축해놓은 초국적(超國的) 촉수들을 자국의 무기로 만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그런 작업을 보이지 않게 진행해왔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것이 원죄 때문인지 아니면 본성 때문인지 싸우고 지배하고 대립한다. 하지만 싸우고 대립하는 것도 혼자 하는 것보다는 그룹을 지어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룹의 안을 단단히 연대시키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정의를 추구한다. 밖으로는 투쟁, 내부적으로는 정의를 통한 연대. 이렇게 국가 밖과 안의 정치가 구분된다. 국제정치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던 나라들은 국제정치의 비정함을 잘 안다. 반면 제국이나 보호국 치하에서 국제정치와 무관하게 살아왔던 약소국들은 독립후에도 아직 국제정치의 비정함이 낯설다. 그래서 외국과의 관계를 마치 사적 관계처럼 다정한 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다정’이 아닌 ‘비정’을 만나면 급하게 국제정치에에 실망해버리고 낙담한다. 하지만 정의와 인정으로 묶인 국내정치과 달리 국제정치는 오직 타산과 거래만이 존재하는 곳이다. 동맹도 파트너십도 모두 국익이 서로 일치해서 엮인 것일 뿐이다. 그래서 동맹을 유지하려면 동맹 파트너 국가의 이익도 항상 챙겨줘야 하는 것이다. 친구니까 나를 돕겠지라고 막연히 기대할 순 없다. 국제정치의 세계는 비정의 세계이며, 그런 세계에서는 타산과 타산 사이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지혜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 비정의 세계 속에서 합의를 만들어내는 외교는 아름다운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는 세계화라는 겉모습 뒤에 존재하는 비정의 국제정치를 엿보여준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다고 믿었던 세계화, 인터넷, 국제금융 등이 사실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 미국이 통제하는 공간이었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물론 중국 같은 도전국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그 통제권을 빼앗으려 시도한다. 일반인들은 이메일, 메신저, 클라우드 같은 것이 아무도 엿보지 않는 자신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저자인 헨리 패럴과 에이브러햄 뉴먼의 주장이다. 미국이 왜 중국 앱 틱톡을 금지하려는지, 미국은 왜 동맹국들의 화웨이 5G 스위치(전화교환기) 도입을 막으려 하는지, 일본은 왜 한국 네이버가 만든 메신저 앱 라인에 대해 우려하는지, 중국은 왜 미국산 앱 사용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지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를 읽다 보면 미국의 과도한 권력을 고발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정치는 원래 이런 것’임을 담담히 보여줄 뿐이며 이러한 비정함은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들도 가지고 있는 모습일 뿐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어 독립하면 늘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더 이상 부모가 챙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가가 제국이나 보호국의 보호에서 벗어나 당당한 독립국으로 성장하면 늘 국제정치의 ‘비정’ 앞에서 걱정이 많아진다. 어른이 된 어린아이는 돈벌이의 기술을 익혀야 하고, 어른이 된 독립국가는 국제정치의 기술, 즉 외교안보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그 기술을 익히는 작은 방편으로 이 책을 국내 독자들께 소개한다. 영문학자이면서 국제시사문예지 PADO의 번역가인 박해진 선생이 유려한 문체와 정확한 표현으로 이 책을 번역해주었는데, 노고에 감사드린다. 2024년 11월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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