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계절의 얼굴을 보며 설정된 하루를 보낸다.
시냇가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듯이….
포근한 봄날이었다가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찬란한 가을을 노래한다. 그리고 추운 겨울이… 반복되는 물레방아 인생.
동생이 떠난 지도 어느덧 20여 년이 되었다. 엊그제 일처럼 생생한데….
2009년도에 사단법인 경기한국수필문학에서 「아카시아 꽃향기 그윽한 계절에」로 작품상을 받았다. 그때 많은 사람이 축하해주었고, 그 글을 읽고 많이 울었다고 전해주었다.
작품집을 내려고 작품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다시 눈물이 나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동생의 얼굴과 부모님의 그때 모습이 다시 떠올라서 힘이 들었다. 모두 이젠 아무 탈 없는 듯 잘 살아가고 있다.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
어쩌다 글 쓰는 사람이 되어서 날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하루하루 감사 또 감사하고 살아야지….
글을 쓰는 일은 항상 아쉬움 투성이다. 부족한 글이지만, 어려서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누나를 위해서 원고지를 사다 주던 착한 동생을 위해서 조심스럽게 첫 수필집 『아카시아 꽃향기 그윽한 계절에』를 펴낸다.
2024년 가을, 민들레 서재에서
고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