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존 매킨토쉬 버닝햄(John Mackintosh Burningham). 1936년 4월에 영국 서레이의 판햄에서 태어났다. 직장을 자주 옮겨다니는 셀러리맨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열두 살 이전까지 무려 열 군데가 넘는 학교를 옮겨 다녔고, 규칙을 강요하는 엄격한 영국식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친구 하나 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열두 살 때, 대안 학교인 서머힐에서 공부하게 된다. 학생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한 학풍 안에서,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자신의 재능을 깨닫게 된다. 어린이 그림책 전문 잡지인 「Horn Book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버닝햄은 "서머힐에서 종이와 붓, 페인트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내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항상 그림을 많이 그려왔으나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게 되고,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처럼 버닝햄의 청년기는 다양한 활동들로 채워진다. 병역을 대신해(기피했다는 것이 더 맞다) 1954년부터 2년 동안 Friend's Ambulance Unit라는 범세계적인 공익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1956년 Central School of Art에 본격적인 미술 공부를 하기 시작했으며 1959년에 졸업했다. 그 후, 1959년부터 1년 동안 중동에 머무르면서 애니메이션 영화, 무대 디자인, 모델 만들기, 인형 만들기 등의 다양한 일을 했다.
1960년대 초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런던 운송과 영국 운송협회의 포스터를 그리다가, 어린이 그림책으로 방향을 전환해, 1963년 첫 그림책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를 출판,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했다. 1970년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로 상을 받아, 버닝햄은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첫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또, <우리 할아버지>로 쿠르트 마슐러 상을 받았다.
현재, 존 버닝햄은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찰스 키핑과 더불어 영국 3대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힌다. 그의 작품 속에는 자신의 유년의 그림자가 언제든 드리워져 있다. 웃지 않는 아이, 다양한 질감의 재료를 사용한 그림,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상상력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일반적으로 그는 "어린이의 무의식 세계를 꿈처럼 표현"하는 그림책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1964년 <곰 사냥을 떠나자>, <옛날에 오리 한 마리가 살았는데>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 헬렌 옥슨버리와 결혼해, 현재 영국 런던에서 자녀 세 명과 함께 살면서, 그림책 작업 외에도 벽화.전시회.삼차원 모델 디자인, 잡지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구름나라>,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내 친구 커트니> 등에서 보이듯, 버닝햄의 작품이 다루고 있는 영역은 다양하다. 때로는 어린이 세계의 순수함을, 따뜻한 가족 간의 사랑을, 상상력과 유머를, 삶과 죽음의 문제를, 어른 세계의 모순을 다양한 기법의 일러스트와 간결한 언어로 표현한다. 특이한 점은 유달리 시리즈로 된 이야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던 것. '검피 아저씨' 이야기 외에는 같은 인물이 다른 작품에 연달아 나오는 경우가 없다.
오랜 습작과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 그림과 어린시절 경험으로 바탕으로 창작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쉽게 흉내내기 힘든 독창성이 있다. 그는 그림책 하나를 완성시키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기에, 범작이나 태작이 드물다. 작품 하나하나의 색깔이 뚜렷하다. <우리 할아버지>의 애틋함과 <지각대장 존>의 신랄함. <대포알 심프>의 위트. 전력질주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그가 그린 그림책의 세계는 치밀하고, 견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