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열한 살 때 자작 시 한 편을 어린이 잡지에 팔아 5달러를 벌었을 만큼 글재주를 보였다. 그러나 <깊은 밤의 저 편>을 필두로 시드니 셀던이 연달아 베스트셀러 소설을 써내기 시작한 것은 나이 육십이 다 되었을 때였다. 가진 재주가 너무 많아 그 사이에 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시드니 셀던은 원래 뉴욕의 그렇고 그런 작곡가로 대중문화계에 첫 발을 디뎠다. 시드니 셀던의 생애에서 유일하게 실패의 기록으로 남은 것이 이 시기다. 오래지 않아 작곡가로서 대성할 자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헐리우드로 날아가 시나리오 작가로 전업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할 정도로 헐리우드에서 재미를 본 셀던은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희곡 작가로 나섰다.
여기서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1940년대 말 미국 최고의 뮤지컬들을 자신의 손으로 써냈다. 미국 TV 시트콤의 황금기로 불리는 196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TV 극작가로 전업해 TV 시트콤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먼 우회로를 돌아, 출세작 <깊은 밤의 저 편>을 썼을 때, 그의 나이 쉰 일곱이었다. 이후로 상류사회의 음모와 사랑을 특유의 감각적인 필치로 서술한 소설들을 써냈으며, 미국 출판가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양산했다. 한국에서도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된 해외 작가들 중 첫 손에 꼽힌다.
시카고에서 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노스웨스턴 대학에 진학했다가 대공황으로 중퇴한 학력을 갖고 있는 셀던은 노스웨스턴대학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