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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가정/건강/요리/교육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이효재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8년

직업:패션디자이너

가족:배우자는 피아노 연주가 임동창

최근작
2016년 10월 <음식, 그리고 그리움>

<효재처럼 풀꽃처럼>에서는 효재가 사랑하는 풀꽃을 비롯한 각종 식물, 사계절이 변화하는 모습, 효재가 사랑하는 시와 노래, 그리고 효재가 사랑하는 사람에 관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낸다. 효재의 시선으로 마주한 풀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효재의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한다. '이런 풀꽃도 있구나, 이런 모습이구나' 효재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풀꽃과 눈 맞추며 그 안에 깃든 강한 생명력을 보고나니 이 세상에 눈부시지 않은 존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효재. 이번 신작은 그의 따스한 시선과 향기로운 내면과 소녀같은 감성을 담은 책이다.  
2009년 4월 23일, <효재처럼 살아요> 출간을 계기로 한복샵 '효재'에 방문하여 작가와 인터뷰 했다. (http://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241362) 2년 반이 흘러 <효재처럼 풀꽃처럼>으로 또 다시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다. 2년 반 전이나 지금이나 에세이 분야를 담당하고 있고, 다행히도 이효재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길상사 부근에 위치한 '효재'의 고즈넉한 풍경은 여전히 멋스러웠다. 계단길에 피어난 야생풀꽃, 아담한 정원의 이름 모를 다양한 식물들, 실내를 장식한 자수 천들과 보자기들... 그리고 단아한 모습의 이효재. 친정집에 들른 것처럼 모든 풍경이 친근했고, 작가와 함께 나눈 시간은 편안하고 즐거웠다. (인터뷰 진행.정리 ㅣ 알라딘 도서팀 송진경) 

 
2년 반만의 새 책 , 풀꽃과 눈 마주치며 나눈 이야기들


알라딘 : 2년 반 전에 연두색 보자기에 곱게 싼 <효재처럼 살아요>를 출판사 통해 제게 선물해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풀어보기가 아까워서 거실 피아노 위에 2년 반 동안 장식용으로 둬왔는데, 고무줄이 삭아서 끊어져버렸어요. 작가님께 다시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가져왔어요.(고무줄이 삭아서 헝크러진 상태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이효재 : 세상에...! 고무줄이 원래 잘 삭아요, 꼭 우리 인생 같은 거죠.

알라딘 : 2009년 인터뷰 이후에,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기념회에서 작가님을 뵀었고, 또 TV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통해 작가님의 소식을 접했어요. 2년 반 만에 새 책을 접한 독자분들은 작가님께서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이전 인터뷰에서 '효재는 문화적 본'이라고 하셨던 게 인상적이였는데, 문화활동을 중심으로 2년 반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이효재 : 그간 정말 바빴죠. 근데 요즘은 더 바빠요. 지금도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KBS '효재처럼 사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금요일마다 맡고 있어서 일주일에 2일은 지방에 가고, 하루는 생방송 진행 때문에 새벽에 나가요. 또, 화요일은 '임백천의 라디오 7080' 초대 손님으로 나가니까, 제가 쓸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이 정말 바쁘게 살고 있어요.

알라딘 : 여러 활동 중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일은 무엇인가요?

이효재 : 역시 보자기 싸기에 관련된 건데, 세계 육상 대회에서 보자기 5000개를 싸서 각 숙소에 비치했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근에는 보자기 관련된 책을 영어로 전자북을 만들고 있어요.

옷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동적이었던 건,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세계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브랜드인 '이세이미야키'에서 저를 지목해서 공동 전시하고 싶다고 했던 일이에요. 옷하는 사람끼리 서로를 알아보고 공동 전시한 일은 개인적으로 제일 감격스럽기도 했어요. 세계적인 사람을 만나서 경험할 일이 별로 없는데, 함께 전시하는 동안 그들의 섬세함, 따뜻함, 겸손함을 많이 배웠고 감동 받았어요. 

가끔 세계적인 명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효재에 들러서 문화체험을 1시간씩 하고 가요. 그들을 직접 만나서 많은 걸 경험하는데, 저한테 특별한 일이죠. 경험한다는 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하거든요.

알라딘 :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계시네요.
<효재처럼 살아요>로 인터뷰 했을 때 차기작으로 12권 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고, 여행 관련한 책을 처음으로 낼 것 같다고 말씀주셔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행이 아닌 풀꽃 관련 책이 출간되서 색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이효재 : 전작 <효재처럼 살아요>는 시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독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빈 공간이 많은 책이에요. 그 책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울기도 했고, 위안을 받았다고 해요.

이번 책은 조금 더 풀어쓴 얘기에요. 효재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구경시켜드리고, 효재집에 마실 온 느낌을 주는 책인 것 같아요.

알라딘 : 전작은 속 얘기를 다 털어놓은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이전에 비워놓은 공간을 차곡차곡 채우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인 것 같아요. 기억해두고 싶은 글귀가 많이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이효재 : 글을 많이 읽고 쓴 친구들이 보면 중간중간에 효재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읽다가 웃는다고 하더라고요.

알라딘 : 네, 맞아요. 정말 효재 식 어휘가 있어요. (웃음)

여행책은 언제 쯤 내시나요?

이효재 : 한국은 사계절이 있고, 사진과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어서 여행책을 내기까지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효재처럼 풀꽃처럼> 다음에 어린이 동화책, 효재 살림책, 그 다음에 여행책이 나올 것 같아요.

제가 직접 기록하고 직접 사진 찍는 살림책을 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에 사진을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든 영상 작업을 재밌어해요. 아무래도 구도 같은 것이 다른사람하고는 다를 테고, 연출로는 안 되는 순간 순간의 모습을 담을 수 있겠죠.

알라딘 : 풀꽃, 계절, 사람, 좋아하는 작품들을 다 실으셨어요. 특히나 생소한 꽃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가님께 가장 큰 의미가 되는 꽃을 꼽는다면 뭘까요?

이효재 : 그런 풀은 없어요. 둥글레를 열군데로 나눠서 심었는데 싱크대 근처에 심은 건 매일 쳐다볼 수 있는 반면, 어떤 것들은 심어둔 데도 잊어버리거든요. 그런데 지나가다 우연히 만날 때가 있는데 '어머 내가 여기에 심었었지, 잘 크고 있네?' 신기해해요. 박주가리, 산들깨.. 풀꽃들이 주는 감동이 저마다 달라서 하나만 꼽기는 힘들어요.

알라딘 : 요즘들어 눈에 잘 띄고 관심이 가는 풀꽃은 뭔가요?

이효재 : 제철에 피는 산들깨요. 온 천지에 하얗게 피어있어요. 어찌나 강한지 손님 온다고 꺾어서 꽃병에 꽂아놓으면 한 달은 너끈히 그대로 있어요. 그리고 어떤 건 옹기에 꽂으면 뿌리까지 나와요. 그렇게 생명력이 강해요. 기운 없다가 풀꽃들을 보면서 또 생각하죠. '풀꽃들도 이렇게 잘자라는데 나도 잘 살아야지'

알라딘 : 책 속에 소개된 박주가리는 말씀하신 것처럼 생긴 것과 이름이 너무 차이가 나더라고요.(p.114)

이효재 : (찻잔에 밑에 깐 잎을 가리키며) 이게 박주가리 잎이에요. 이렇게 손님 대접할 때 툭툭 따다가 깔개로 사용해요.

알라딘 : 둥글레꽃에 관한 에피소드(p.22)도 재밌게 읽었어요. 모르는 택시기사분께 집 키를 줘서 둥글레에 물까지 줄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이셨죠. 둥글레꽃은 사계절 중 언제 피나요?

이효재 : 봄에 올라와서 가을에는 누렇게 시들죠. 서울만 그렇고, 아랫녘에는 아직도 남아 있더라고요.

알라딘 : 작가님께 풀꽃은 어떤 의미인지,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이효재 : 저 같아요. 전 식물나라에 장미꽃이나 소나무로 태어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강인하고, 소박하게 제 할 일 하면서, 계절되면 죽고... 그런 면에서 풀꽃은 저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알라딘 : 최근에 에세이 5권을 추천해주셨는데, 추천하신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http://www.aladin.co.kr/shop/wbrowse.aspx?CID=68248

이효재 :
1. <김점선 그리다> : 화가시면서 글도 너무 잘 쓰세요. 김점선 선생님께서 잡지에 기고하신 글을 뜯어서 가지고 다니며 자꾸 소리내어 읽어요. 선생님처럼 잘 쓰고 싶은 욕심에.

2.<위로> : 이시형 박사님은 뇌 과학자답게 항상 섬세하시면서 정확해요. 섬세하고 급하면 묻히는 게 많은데 박사님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게는 아버지 같으신 분이죠. 급하고 섬세하면서도 정확한 그 점은 남편과 꼭 같아요.

3. <사랑해, 파리> : 정말 사랑하는 후배 황성혜가 혼자서 얼마나 외롭게 파리의 골목골목을 누볐을까 생각하곤 하죠. 파리에 한번 가본 적 없는데도 이 책을 읽다 보면 파리의 골목길을 서성이는 후배의 외로운 뒷모습이 보여요.

4. <청춘불패> : 이외수 선생님의 이 책은 아무 데나 펴서 읽어도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신'를 깨우쳐 줘요. 정보가 담긴 책은 몰랐던 지식을 알게 되는 기쁨이 있지만 아는 만큼 또 복잡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이 책은 같은 구절이더라도 다른 때 읽으면 또 다른 깨달음을 줘요. 채찍인데 채찍인 줄 모르고 맞는, 달콤한 솜사탕 같은 따끔한 말씀들이죠.

5.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 정말 좋아하는 김혜자 선생님은 '아, 나도 저렇게 흐트러지지 않게 나이를 먹어야겠다' 싶은 분이에요. 이 책의 제목은 너무나 선생님스러워요. 늘 봉사하는 삶을 사시는 선생님처럼 저도 저렇게 나이 들어야지, 다짐하곤 해요. 
 
알라딘 : <사랑해, 파리>도 추천해주셨고, 책 속에 황성혜 기자 관련한 내용이 나오는데 두분이 어떻게 친분을 맺게 되신 거에요? 또 '황성혜 소나무'는 어떻게 붙여지게 된 건가요?

이효재 : 그 친구와는 아주 오래 전 부터 인연을 맺게 됐는데,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아요. 너무 오래 된 일이라. 소나무 씨를 뿌리고 싹이 났을 때, 그 친구가 밥을 먹고 글을 쓰러 왔어요. 그 소나무를 보곤 그 친구가 무척 좋아하기도 했고, 그 친구에 관계된 여러 사연 때문에 '황성혜 소나무'라고 붙여준 거에요. 황성혜 기자의 친구들이 그 소나무를 보러 가자고 난리가 났대요. (웃음)


이효재에게 서재와 책의 의미는?


알라딘 : <지식인의 서재>에 작가님의 서재가 소개되었죠.

이효재 : 다른 분들의 서재는 고상한데, 제 경우에는 만화가 꽉 들어찬 서재라 방송국에서 재밌어하고 취재하러 온 적 있어요.

알라딘 : 저도 2년 반 전에 작가님의 서재를 직접 본 적 있었어요. 그간 어떻게 변했을까요?

이효재 : 책이 더 많아졌어요. 책장이 엄청 휘어진 상태죠.

알라딘 : 작가님께 서재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효재 : 보물창고이자, 에너지창고에요. 지구의 공간 중에 화려한 곳이 책방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별도의 장식이 필요없어요. 엎어놔도 멋있고, 쌓아놔도 멋있고. 제 집에서 가장 멋부린 방이 만화방이에요. 이태리제 책장을 사용하는 한 부부가 제게 책장을 짜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나의 역사야, 휘는 게 멋이야' 하면서 거절했어요. 온몸의 힘이 빠졌을 때 서재에 가서 손에 잡히는 책을 읽어보면 거기에 얽힌 추억이 생생하게 살아나요. 그러면서 힘이 팍 솟죠. 서재는 그렇게 제게 에너지를 주는 공간이에요.

알라딘 : 책 내용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 부분이에요.

식물을 키우며 배웠다.
시간의 힘을 믿는것. 사랑으로 기다려줄 것.
나는 그냥 기다려주는 것.
나는 참새네 방앗간이고,
동네 아낙들 쉬어가는 정자나무이고,
새들이 둥지 트는 고목나무이고,
열심히 일하다가 막혔을 때 찾아와 퍼먹는 우물이고......
가르치려고 하면 갑가해져 어찌 계속 오고 싶을까.
다만 조용히 들어주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뿐.(p.63)

이효재 : 전 칡 뿌리 얘기(p.150)가 제일 좋아요. 제가 기다리지 못 해서 칡이 죽은 것에 대한 애통함 때문에 칡 얘기를 사무치게 좋아해요. 칡 뿌리 내용 갖고 유행가 가사 하나 만들고 싶어요.

알라딘 : 보자기책, 에세이, 동화책... 지금까지 낸 책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뭔가요?

이효재 : 개인적으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 건 <효재처럼, 보자기 선물>을 낸 거에요. 한복집에 태어나서 한복집만 하고 있지 않고, 보자기 아트를 만들어낸 걸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겨요. 손가락을 사용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가 있거든요. 보자기를 사용함으로써 사람이 창의적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보자기는 자신이 쓰기 위한 것보다 남에게 선물하는 일이 더 많아요. 베푸는 마음이 더 생기게 만들죠. 가리고 덮고 하는 보자기를 다루다보면 그것처럼 따듯한 마음도 생겨요. 아까 얘기 했듯이, 보자기 책을 전자북으로 만들고 있는데 우리 보자기를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알라딘 : 마지막으로 알라딘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효재 : 2년 반 전에 말씀 드린 것과 똑같아요. 책을 많이 읽으세요. 제 나이가 되면 글씨가 잘 안 보이거든요. 자기 전에, 혹은 눈 뜨면 한 페이지라도 꼭 읽어요. 한 권의 책을 단숨에 안 읽어도 되요. 접기도 하고, 엎어놓기도 하면서 계속 읽다 보면 자기 속이 보이기 시작해요. 종이책을 손가락으로 느끼면서 읽고, 오래된 색바랜 책을 보면서 색다른 감동도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책은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재산이에요. 책은 자기 자신을 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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