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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원 대표는 2007년 7월 새로운 출판을 설계하고자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라 2009년 8월 10일 귀국, 다시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서 현장에 복귀했다. 출판 현장에 복귀하면서 <편집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집필한 김학원 대표를 2009년 8월 14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인터뷰 | 휴머니스트 편집부, 편집 | 알라딘 금정연, 사진제공 | 휴머니스트)
편집부 : 2년 동안의 미국 생활이 녹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동안 미국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생활했는지 궁금하다. 김학원 : 전공과 주제가 정해진 학생이나 연구자가 아니라 좀 더 자유롭게 공부했다. 강의, 세미나, 컨퍼런스에 주로 참여했고 가능한 한 많은 저자, 연구자, 출판인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 큰 틀에서는 21세기의 출판, 미래의 출판을 상상하며 미국을 통해 세계 출판의 흐름을 관찰하고자 했다. 언어의 장벽이 컸지만, 40대 후반이라는 삶의 경험과 출판인으로서의 과정이 언어의 한계를 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역시 다양한 책들을 읽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큰 배움의 길이었다. 내가 몸담은 콜롬비아 대학만이 아니라 하버드, 시카고, 듀크, 코넬 등 다양한 대학을 다니며 듣고 배웠다. 편집부 : 오래전부터 출판기획 강의를 해오면서 소문난 명강사로 알려져 있다. 출판 강의는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김학원 : 1994년으로 기억한다. 도서출판 새길 주간을 하며 출판, 기획, 편집, 마케팅에 대한 갈증을 심하게 느꼈지만 관련 책도, 체계적으로 안내해주는 사람도 부재했다. 1993년 초 주말을 이용해 일본으로가 그곳의 출판을 살펴보았는데, 일본 상지대 도서관에서 출판, 편집이라는 주제어로 책을 검색했더니 100종이 넘은 책들이 있었다. 그 중 2~30권을 구입해 주말마다 사전을 뒤져가며 보았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기초로 재정리하고, 거의 매일 편집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과정이 쌓여서 〈도서신문〉에 출판기획과 마케팅에 대해 연재를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출판기획 강의 강좌를 개설하고 전임강사를 맡았다. 그후 출판인회의에서 서울출판학교(sbi)를 만들어 편집장과정의 책임교수를 맡아 강의했다. 얼추 13년 동안 강의실에서 만난 편집자들만 2천 명이 넘어 출판계의 다양한 정보 입수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편집부 :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여러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책을 쓰도록 가장 크게 자극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김학원 : 처음엔 내 자신의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출판의 역할, 그 중에서 편집자의 역할은 한국 사회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매우 중요한데 정작 책 만드는 편집자에 관한 체계적인 안내서들은 너무도 취약했다. 내가 주간으로 일할 당시에는 더 심했다. 대학의 교재나 소수 출판인들의 경험담 정도였다. 대학 교재는 출판의 살아 있는 현장을 담지 못했다. 이런 환경에서 편집자들은 편집자로서의 직업정신, 기능과 역할의 두 측면으로 모두 개별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편집자에게 편집자 정신과 역할, 이 두 가지 통합적인 안내는 매우 중요하다. 편집자로서의 기본 소양이나 사회적 소명이 부재하면 전문적이 편집 기능과 역량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반면, 전문적인 기능과 역량이 취약하면 출판의 질, 책의 질이 떨어진다. 이 두 가지를 겸비한 안내서, 그리고 이에 기초한 다양한 교육, 세미나, 토론은 편집자의 사회적 역할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 생각했다. 현장에서 편집자들과 일하고 강의실에서 만나며 이는 점점 편집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 여겼다. 이것이 책을 쓴 직접적인 동기이며, 아직 부실한 내용이지만 <편집자란 무엇인가―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고 제목과 부제를 단 이유이기도 하다. 편집자들 스스로가 인정하는 편집의 기초서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편집부 : <편집자란 무엇인가―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는 출판인 김학원 삶의 중간 결산이라는 느낌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학원 : 끝을 예측할 수 없어 중간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난 대략 3년마다 자기 정리를 해왔다. 마치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3년을 다녀서 몸에 배인 것 같다. 물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할 때도 거의 주기적으로 일하고 감옥 가고를 반복했다. 이 역시 세 번을 그렇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기 정리를 했다. 새길 3년, 푸른숲 6년, 그러니까 3년씩 두 번, 휴머니스트 6년을 하고 떠났다. 보통 3년, 잘 참으면 6년이 내 한계인 듯하다. 그러니 매번 그 때마다 내 일과 삶을 정비하고 조정하는 기간을 갖는데, 억지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살아온 편집자 김학원의 20년을 정리한 셈이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가능한 한 절제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삽입했다. 이 책을 쓴 저자이지만 수많은 편집자들 중 한 사람으로만 나를 포함시켰을 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세대 편집자들이다. 편집부 : 처음 출판편집자로서 입문한 1980년대 후반부터 2009년 현재까지 책과 출판에 대한 김 대표의 생각은 어떻게 변해왔는가? 김학원 : 기본 개념에 대한 변화는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다만 현장에서 좀 더 중요하게 여기며 경험한 초점이나 흐름의 변화는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은 대략 세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새길, 푸른숲, 그리고 휴머니스트이다. 새길은 80년대 내 삶의 일정 정도 연장이었다. 새길에 입사한 과정도 그러하고 펴냈던 책들도 책의 사회문화적 역할이 더욱 강했다. 다만 대중적인 확장을 시도했던 90년대 초반 상황을 반영한 책들이 변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다. 푸른숲에서는 책의 대중적 확장, 독자와의 교감,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시, 소설, 비소설에서 인문, 역사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휴머니스트에서는 책의 사회적 역할과 함께 전문성을 고민했다. 시간과 종수가 쌓일수록 출판은 절반은 공공적인 일이라 여겼다. 이 의미는 공공성과 대중성 둘 다를 의미한다. 먹는 것을 다루는 일, 가르치는 일, 병자를 다루는 일만이 아니라 읽는 것을 다루는 일 역시 절반은 사회적 공공성이 배어 있는 일인 것 같다. 출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앞으로 더 찾고 싶은 길이다. 당장 내일의 신간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다보니 이 길을 많이 도외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하나 대중성이란 단지 소수에 대항하는 다수의 의미가 아니다. 책은 요즘의 디지털 미디어의 표현으로 이야기하지만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의 경우처럼 나와 다수, 다수와 다수, 엄청난 규모의 다수간 소통 모두 용이한 매체이다. 책의 장점은 아날로그 시대는 물론 디지털 시대에도 엄청난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비록 1000명의 독자에 한정하는 학술서라도 나와 다수, 다수와 다수가 소통할 수 있는 메시지, 문법, 구조, 스타일을 지녀야 한다. 글쓰기와 편집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책의 공공성, 대중성이다. 편집부 : 서장과 13개의 장으로 구성된 차례를 보니 출판 현장에서 요구되는 자질이나 방법, 그리고 태도 등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책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어떤 것이었나? 김학원 : 편집자라는 직업에 세계에서 필요한 철학, 정신, 소명에서부터 구체적인 업무까지 한눈에 펼쳐 보인다는 게 핵심이었다. 가치와 실무를 분리하지 않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출판의 역할, 책임에 대해서 무지 강하게 발언하는데 막상 출판의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출판인들이 있다. 반면 스킬은 아주 뛰어난데 출판의 소명, 방향에 대해서는 너무 어렵고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하는 출판인들이 있다. 이렇게 책을 만들다보면 나중에 발행인(사장)이 되어도 문제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장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편집자 노트로 담았다. 예컨대 사재기, 온라인 서점의 리뷰 조작, 과도한 선인세 경쟁 등을 왜 절대 하지 말아야 하고 이런 것을 지시하는 출판사에서는 왜 떠나야 하는지 적었다. 2만 명의 편집자들이 편집자의 사회적 책임감을 인식하며 일한다면 출판의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 책은 책 제목과 부제에서 그 성격이 드러나 있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안내서나 실용서로 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런 안내서일 수 있겠지만 편집자들에게는 처음 시작하는 편집자들의 기본서이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수많은 편집자들이 완성해갈 것이다. 편집부 : 그래서 ‘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것 같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데는 무수히 많은 ‘생각’과 ‘땀’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어떤 분들이 이 책의 독자인가? 김학원 : 당연히 타깃은 편집자들이다. 책의 머리말에 썼듯이 편집자 지망생, 5~7년차의 편집자, 편집장 이 세 명을 떠올리며 책을 썼다. 서장에서 소개 편집자의 삶과 단계별로 그들의 세계를 그렸다. 다만, 다양한 사람들이 이 책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다양한 편집자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예컨대, 방송 드라마나 영화에서 편집자가 등장하면 시나리오 과정에서 이 책을 참조했으면 좋겠다. 편집자들도 자신의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이 책으로 말하길 기대한다. 나 역시 이 책으로 나의 부모, 형제, 아내, 아이들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소개할 생각이다. 편집부 : 당신의 책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지식 매개자로서의 출판 편집자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출판편집자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시대 출판 편집자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김학원 : 출판 편집자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에도 남다른 지식과 서사를 다룬다. 뉴스와 정보를 다루는 사람과 달리 지식과 서사를 다루는 사람은 이를 표현하는 미디어 형식이나 이를 실어 나르고 전파하는 미디어 환경이 달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밀접히 오간다. 이것이 책이 지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지식과 서사를 다루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즉 저자와 저자, 저자와 독자를 오간다. 다시 말해, 좀 더 깊고 내밀한, 남다른 전문성, 안목, 관계망을 갖는다는 말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변함이 없다. 편집부 : 다양한 국내외의 많은 편집자들을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영국과 미국의 편집자들은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그려가고 있는가? 김학원 : 무엇이든 시장이 크고 산업이 선진화되어 있다면 그만큼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는 의미이고, 이를 편집자의 관점에서 보면 편집자의 일 자체가 세부 목차로 잘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분업화, 전문화되어 있어 장단점이 있다. 한국의 편집자들이 맨해튼에 있는 출판사에 출근하며 어떨까? 이런 생각은 자주 해보았는데 아마 다들 숨막혀 할 것 같다. 그들은 15분, 30분 단위로 업무가 쪼개져 있고 업무와 고민 역시 맡은 바에 한정되어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출판에 대해 한국의 편집자들은 대부분 고민하는데, 물론 그 고민의 정도와 논의의 수준을 차치하고, 미국의 편집자들은 담당 부서의 직원들만 고민한다. 하지만 편집자들은 쉽게 통한다. 어떤 일을 하건 책을 만드는 일과 관련한 편집자의 일이라는 게 이 책에서 말한 3천 가지의 일 범주 안에 있어서 1시간만 이야기하면 대부분 편집자의 세계 안에서 함께 논의하게 된다. 분업화는 부럽지 않았지만 전문성은 솔직히 부러웠다. 전문성은 한국의 출판계, 한국의 편집자들이 가져야 할 방향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 열린 아시아학술대회에서 만난 한국관련 학술저널 《코리아 스터디》의 편집자는 미국인이었지만 한국에 대한 다양한 정보, 네트워크, 지식과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친구를 만나면 솔직히 초기엔 반가움과 섬뜩함이 동시에 몰려든다. 큰 출판사는 그 나름대로 전문적이었고, 인디펜던트(소규모 독립) 출판사들은 또 그 나름대로 전문적이며 독창적이었다.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반면 우리는 출판사 사장들만 개성적이고 목록은 너무 비슷하다. 편집부 :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매뉴얼이 부족한 한국의 출판계와 관련 분야에서 다양하게 변주되고 이용될 것이다. 저자로서 이 책이 어떻게 사용되기를 바라는가? 김학원 : 미국의 출판 편집자들에게 <시카고 매뉴얼(The Chicago Manual of Style : The Essential Guide for Writers, Editors, and Publishers)>은 분야, 경력에 상관없이 책상에 비치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보는 필독서이다. 이 책이 한국판 시카고 매뉴얼로 발전하길 기대하면서 썼다. 그 태생 과정은 비슷하다. <시카고 매뉴얼>은 1890년대 후반 시카고 대학 출판부에 다니는 편집자들과 그 지역에서 편집자 생활을 하는 편집자들이 자주 만나 토론하며 편집 매뉴얼의 필요성을 느껴 공동으로 팸플릿으로 만든 것이 씨앗이 되었다. 이 팸플릿이 편집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수많은 편집자들이 참여해 공식적으로 편집 매뉴얼을 만들어 오늘날의 <시카고 매뉴얼>로 성장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머리말'이 짧고 '감사의 말'이 길다. 참여한 수많은 편집자들이 다 거론되어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는 내가 책임 집필했지만 다양한 편집자들의 현장 경험을 정리한 것이며, 이 책의 씨앗이 된 〈어느 출판편집자의 노트북〉은 이미 120쪽짜리 팸플릿으로 익명의 편집자에 의해 만들어져 편집자들 사이에 돌았다. 돌아다니는 팸플릿은 나 역시 1부 소장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를 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 원고를 2년 동안의 미국 생활에서 정리한 것이고, 이 책은 다시 편집자들의 손에 의해 5년 안에 지금의 두 배 분량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편집자들이 읽고 쓰며 성장하길 기대한다. 편집부 : 어려운 질문 하나 해야 할 것 같다. 당신은 출판의 미래! 어떻게 해야 책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학원 : 이 책을 잘 읽으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목록 쌓기’이다. 출판사, 편집자, 저자, 독자 모두 목록에 대해 재발견하고 이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쌓아갈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 저자는 저자의 저서 목록, 독자는 독서 목록, 출판사와 편집자는 발행 도서 목록에 대해 깊게 연구하고 사고해야 한다. 그것이 전문성, 차별성, 독창성을 여는 길이다. 다만 이전과 달리 변화된 환경에서 출판의 미래를 사고한다면 방법론을 달리해야 한다. 어떤 과정을 통해 목록을 쌓을 것인가? 그 경로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하다. 예컨대 저자의 경우 한 종의 저서의 집필, 출간, 이후의 과정에서 독자, 편집자, 그 외 다양한 관련자와 조직들과 어떤 소통의 과정을 겪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판매부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의 경로와 이 과정에서의 네트워크, 관계 쌓기이다. 이런 과정을 쌓으며 목록을 쌓는 저자, 출판사, 편집자는 아주 오랫동안 책을 통한 창조적 노동의 결실을 맛볼 것이다. 즉, 미래의 출판을 위해 변화해야 할 것은 종이책에서 전자책이 아니라 그보다 저작, 출판, 편집의 활동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더욱 직접적이고 밀접한 지식과 서사의 소통 과정으로 재편하는 일이다. 그 속에 출판의 희망이 있고 미래의 출판이 있다. 편집부 : 그렇다면 다시 묻겠다, 편집자란 어떤 존재인가? 김학원 : 지식과 서사의 매개자이자 재창조자이다. 미디어 환경은 매스 미디어에서 소셜 미디어로 변화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 시대에는 메시지의 전달자, 창조자만 분명했고 수신자는 익명의 대중이었다. 구시대의 미디어는 매스 미디어가 주도했다. 그러나 지금은 나와 사회, 사회와 사회, 나와 다수, 다수와 다수 등 다양한 미디어의 소통이 가능하며 소통 주체 역시 다수 대중이 아닌 특정한 개인이나 커뮤니티이다. 소셜 미디어 시대의 책은 저자, 독자, 출판사, 편집자가 모두 책의 세계에서 다양한 주체가 되어 소통하는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런 시대에 편집자는 뉴스, 정보가 아닌 지식, 서사의 발굴, 섭외, 기획과 편집, 소통과 논의, 이 과정의 조직과 네트워킹의 주체로 나서야한다. 단순 매개자가 아니라 적극적 주체 즉 지식과 서사의 재창조 과정을 조직하는 연출, 관리의 역할로 그 활동의 폭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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