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여섯 번째 책을 내게 되었다. 이번 작품은 고민 끝에 내려진 결과물인데 색다른 면도 포함하였다. 그중에 어느 대목을 찾아서 다시 편집을 하게 되었고 요소마다 아픔이 스며든 대목도 물리칠 수 없었다. 원고를 고치고 다듬는 일은 한계에 불과했다. 늘 마음이 불안한 가운데 지금까지 움직여온 일들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어느 대목을 다시 고쳐야 할지는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발표해 왔던 작품을 함께 실을 수밖에 없었다. 이 또한 내 안에 소장된 것들을 꺼내어 어느 대목에서는 불필요한 일이라 치부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결부시키는 쪽으로 끝내고 싶었다. 그동안 발표되지 못했던 중편과 단편 일부를 포함하게 되었다. 그런데 올봄에는 참 힘들었다.
마침내 햇볕을 쬐는 날이 많아졌다. 늘 보았던 소나무는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나는 항상 이 소나무를 지켜보면서 살아왔다. 내가 보기에 이 소나무는 늘 푸르고 듬직했다. 소나무를 보면 여러 가지의 유형을 갖고 읊조렸던 일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서도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았다. 내가 그동안 아껴왔던 소나무에 특별한 영양분을 줘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내 주변에서는 이런 일로 많은 위로를 해주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이 말 하면 이 말이 옳았고 또 저 사람이 이 말 하면 더 맞는 말 같았다. 어느 한쪽이 옳은 선택인지 숨을 몰아쉬기가 힘겨운 계절을 맞게 되었다.
2024년 여름, 앞산은 푸른색이 가득이다
황보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