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리에 대한 갈망이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나의 시도 정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뿌우연 서울의 스모그 낀 하늘에도 모처럼 별이 반짝인다. 창 밖의 꽃들은 가만히 몸을 떨고 있다. 그 옆을 발소리도 없이 바람이 지나간다. 오늘밤은 그들 모두가 무심히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겐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다가오는 것이다. 삶의 의미란 이토록 여러 각도로 내게 다가온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아름답고 귀해지는 순간이다.
낯선 풍물과 사람들에게서 설레며 시를 찾다보면 늘 시는 새로움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낯설게 느껴지도록 시는 새로움만 요구한다. 그렇게 낯설고 살아 있는 시를, 과연 나는 몇편이나 썼을까 새삼 질문을 던져본다.
푸른, 푸름이란 얼마나 무한대인가. 한겨울 깊은 땅속에 파묻힌 씨앗이 봄에 움튼다. 누가 그랬던가, 시의 씨앗을 사람들 마음 안에 다 틔워주는 일이 시인의 사명이라고.
시간 속에서 잊혀가고 소외된 시의 본적지로 나는 오늘밤도 푸른 편지를 쓰리.
2019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