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알』에서부터 상상으로 들어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관습적이지 않고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로 상상을 경험하게끔 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너무나 생생한 꿈과 현실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뒤섞이는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즐거운 상상 여행의 경험이었던가요! 그 즐거움을 기억하며 장자의 호접지몽과 같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상이 현실 깊숙이 들어와 상상이면서 실제이고, 실제이면서 상상인 경험과 마주하는 여행을 책으로 펼쳐보고자 했습니다. 『09:47』을 통해 익숙하지 않음이 선사하는 신선함 속으로 들어가, 상상과 현실의 경계 어딘가에서 아이와 토끼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09:47』은 미래와 과거를 배경으로 했던『양철곰』과 『빅 피쉬』에 이어 현재를 다루며,십여 년에 걸쳐 진행되었던 욕망 삼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입니다. 이번 책을 창작하는 지난 5년의 기간 동안 많은 시대의 변화들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팬데믹 상황이 우리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의 굴레 속에 우리의 욕망을 더욱 부추기고,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허기가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지요. 아직 끝나지 않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 『09:47』으로 욕망 삼부작을 마무리하며, 이 책을 통해 다가올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그럼에도 희망이 있음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