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언어의 보석, 그 속에서 빛나는 건 시인의 영혼
돌아보면 평생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뿐이었다. 이제 한번쯤 서서히 스스로의 시를 정리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오늘 내 손으로 100편의 시를 고른다. 50년 가까이 오욕의 역사와 길항하여 시를 쓰면서도 나름대로 지녀온 신념을 오늘 다시 내 앞에 불러 세운다. 시란 무엇이며 시인은 누구인가를.
-시는 언어의 보석이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시인의 영혼이다.
『두 개의 인상』 이후 4년 만에 낸다. 열두 번째 시집이다. 세계와 의식이 부딪쳐서 포에지가 발생한다. 내게는 시가 그렇게 온다.
정해진 그릇에 담을 용도에 따른 작품을 제작 생산하는 능력이 내겐 없다. 어떤 기후가 발생하였는가, 거기에 어떤 세계가 나타났는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주어진 현실과 기후에 따라 내 시적 반응은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나는 그렇게 시를 써왔다.
2024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