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작화 기술’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그림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뭣하지만, 애니메이터가 쓰는 책인데 이렇게 글만 써도 괜찮을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모처럼 주어진 기회이고, 평상시에 제가 그림을 그릴 때 의식하고 있는 것을 가능한 한 알기 쉬운 말로 전달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저는 항상 ‘계속 그리는 것’이 숙달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많이들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림을 계속 그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럼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질문을 하기 전에 당신은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요? 그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을 취미로 하고 싶어서? 그림을 직업으로 하고 싶어서? 이야기를 표현하는 데 필요해서? 아니면 그림 그리는 게 기분 좋아서? 그 답을 알지 못하면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그릴 수 있는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면서 저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감독으로서, 때때로 그림 선생님으로서 이 물음을 마주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나 자신의 답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계속 그리기’ 위해 필요한 생각이나 마음가짐, 그리고 환경 조성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작화의 기술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