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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배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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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군밤이 하는 말>

군밤이 하는 말

말하는 군밤이 되어 다들 그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시인이 시를 쓴다는 건 낚시꾼이 찌를 쳐다보며 한참을 기다리듯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입니다. 어떤 천재적인 시인들은 순식간에 시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저는 오랜 생각과 고민 끝에 메모장에 단어를 적고 문장을 만들어 다시 생각하고 수정하며 손질해서 겨우 한 편의 시를 쓰곤 합니다. 그러고 나면 엉성하고 부족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느끼는 일들을 언어로 표현하고 마음을 담아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항상 곁에서 관심과 격려해주는 가족에게 느끼는 고마움은 늘 옆에 있다는 이유로 소홀히 대한 점이 없는지 살피게 됩니다. 이젠 점점 기력이 없어지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가슴 아프지만 짠하게 다가오는 소중한 마음만이 가득합니다. 이제야 철이 드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는 아직도 철이 없는 건지 젊다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이 제법 되었고 주변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사받는 정도가 점점 늘어납니다. 아마 그런 나이가 되었다는 걸 느끼면서도 조심스럽게 저를 더욱 낮추며 사람을 대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제 곁에는 언제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분이 많이 계신다는 점에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를 문단으로 이끄시고 늘 힘이 되어주신 분과 또 함께 하는 문학 단체의 문우님들, 문화 예술의 길에서 만나는 가족에게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시집이 나오기까지 도움 주신 모든 분과 가족, 그리고 예인문화사 김종대 대표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동백이 되어

동백꽃 마음이 되어 저는 유난스레 동백꽃을 좋아합니다. 어떤 이유를 대지 않아도 그냥 좋습니다. 꽃의 생장이 가진 사연이나 꽃말이 아니어도 그 붉음이 저를 물들게 합니다. 또 저는 꽃잎 가운데 있는 노란색과 꽃술 역시 좋아합니다. 동백꽃은 그저 닮고 싶고 닮아가는 저를 보는 것 같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리된 것 같습니다. 봄을 기다리며 더욱 많은 꽃과 이야기 나눕니다. 그들이 전해주는 사연도 그럴듯합니다. 대화하다 보면 지나온 아픔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침묵하며 활짝 웃는 꽃 모양에 사랑을 느끼며 반해 버립니다. 우리가 만나는 자연도 그렇고, 계절이 변하는 장면도 말을 걸어옵니다. 사람과 함께 사는 우주의 이치를 알아채라고 눈치를 주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조된 서로가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곤조곤 일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다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용기 내라 합니다. 같이 마음을 모아 함께 하면서 서로 닮아가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의 사람들보다 훨씬 이전에 있었던 그들이 지혜를 전합니다. 이제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제대로 알아야겠습니다. 두 번째 시집은 첫 시집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와 함께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동백꽃에게 그래도 괜찮다고 말을 건네면서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묵묵히 겨울나기를 견디며 함께해준 고마운 사람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짝 태양에게 이제야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또 동백낭송회 가족들에게도 더욱 애정 어린 마음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동백꽃 마음으로 살기에 그렇다고 여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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