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근하면서 오래전부터 묻혀 있던 하수관 위를 지나거나 아니면 우리의 무거운 야망에 짓눌려 갈라져 버린 단층선을 건너갈 때, 아니면 오늘밤 저공비행하는 비행기 아래를 지나거나 혹은 얼어붙은 강물 위를 건너갈 때, 일 분이라도, 단 일 분이라도 자신의 재난인격에 관해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 책이 끝날 쯤에는 당신의 재난인격과 어느 정도 친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계속 친분을 유지하기 바란다. 어느 날인가는 정말로 그가 필요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