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적으로 주변국 패권경쟁에서 패배하는 자를 선택했다. 명·청 교체기에는 멸망해 가는 명을 택했었고, 청·일, 러·일 패권경쟁기에서는 패배하는 청과 러시아를 각각 선택했다. 그 결과 조선은 망했다. 조선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달성한 일본을 직시하면서 그 배후에 있는 패권국 영국, 미국과 관계를 강화했어야 했다.
오늘날 미·중 패권경쟁시기에도 동일하다. 우리의 선택 기준은 ‘누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가’ 누가 과거에 우리에게 우호적이었는가 이런 측면이 아니다. ‘강한자가 누구인가, 그래서 누가 이기고 있는가’이어야 한다. 그리고 누구와도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 우리 역사가 말해준다.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 대부분 국가들은 균형외교를 택하고 있다. 미국에게는 중국카드를 사용하고 중국에게는 미국과의 연대를 과시한다. 이에 추가하여 각종 협력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을 자국의 정책 조정에 따라 수시로 감축하거나 철수시켜 왔다. 우리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한반도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되면 주한미군은 한국에서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