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후반이라고 생각이 들어
속세의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외롭게 멍하니 살다가
소풍 가겠지 생각들 때 시를 만났다.
시를 알고 시와 놀이를 하고부터는
혼자가 아니었다.
시란 선을 긋고 선 위에 올라타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지 만나고 무슨 이야기든지 할 수 있고
글로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어느 날 내 나이 끝자락이 서산에 걸린 붉은 노을 같다고 느껴졌을 때
죽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슴속에 울화통을 바늘로 찌르고 찔러서 터트리듯이
그렇게 속마음 풀어 놓은 게 시가 되어 있었다.
울려고 시를 썼다.
이 글을 쓰고 행복한 미소 지으며 속으로는 또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