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에서 다루는 주제들 중 역자는 대승의 기원에서 주체의 문제에 관심을 두었다. 기존의 일본 학자들의 저서에서 보인 재가자 중심의 대승불교와 달리 이 책의 저자는 출가자들이 이론과 수행의 원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출가자들이 불교의 근본정신과 수행을 통한 이론에 접근하는 것이 가장 잘 되었다는 점이다. 즉 저자는 불교 이론과 수행의 프로가 출가자이기에, 출가자를 대승불교의 중심 세력이라고 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를 공부하고, 가르쳤던 역자의 입장에서 대승불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소회를 밝혀서 『대승불교』를 읽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먼저 종교의 본질에 대한 입장이다. 역자는 종교가 죽음의 두려움으로 대표되는 여러 가지 두려움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고 본다. 인간의 두려움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 방법을 경우에 따라 달리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승불교는 중생이라는 말로 대표하는 인간과 모든 생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이 때로는 철학적인 접근, 인식론적인 접근을 통해 스스로가 해답을 찾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이는 불교의 근기(根器)라는 관점에서 보면 수행이 가능한 경우와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 각각의 중생들에 접근하는 다른 내용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승불교는 일체중생의 이익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역자의 관점에서 보면 대승불교는 하나하나의 중생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치유하고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종교이다. 즉 대승불교는 중생들 각각의 경우에 맞게 중생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한 종교이다. 그러한 결과로서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가 되는 구조, 그래서 일체중생의 이익을 위한 불교가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독자들이 대승불교를 통해 자신의 경우에 맞는 해답을 찾고 불교 그리고 대승불교가 궁극적으로 목표한 ‘고통에서 벗어난 해탈’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소개가 적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한국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한국불교를 세계에 전파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성을 해 본다.
이러한 반성의 차원에서 그리고 원문을 통한 이해를 돕고자 가급적 영어 및 산스크리트어, 중국어, 일어 등의 원문을 살려 주는 쪽으로 번역하였다. 원래의 제목에 대해서는 참고 문헌을 참조하기 바란다.
대승불교가 시간적으로 2천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공간적으로 인도부터 티베트, 중국, 일본, 한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걸쳐서 발달하고 활동을 해 왔기에 표기되는 언어들도 다양하다. 역자의 능력이 모자라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는 광대한 시공간을 다루는 어렵고 힘든 작업임을 알아 독자들이 너그럽게 보아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대승불교』의 새로운 개정판 출판을 어려운 불교 출판계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서원을 세우고 추진해 주신 성법 스님과 민족사 윤창화 사장님께 감사드리고, 여러 나라 언어가 포함되어 있는 책을 꼼꼼히 읽고 교정해 주신 민족사 편집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