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타일공처럼 삶을 보기 좋게, 또는 있는 그대로 짜 맞추어 가기 위해 애쓰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시는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삶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짙어집니다. 겨울 시인은 칼바람에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상에서 도려내지면 어쩌나 걱정하지만 여름 시인은 상처가 짓무르거나 도지면 어쩌나 걱정합니다.
첫 시집에 이어서 어쩌다 보니 생일 달에 다시 한 번 여름 시인이 됩니다.
저의 상처에 대한 시도 담았지만 타인의 상처를 늘 걱정합니다.
2023년 8월
새내기 시인이 되었을 때 마음먹었습니다.
권력이 되지 않겠다, 유희하지 않겠다, 혼자 누리지 않고 나누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옳지 않은 것과 싸우겠노라, 끝까지 아름답겠노라고 했습니다.
끊임없이 스스로 거듭 되새기지만 아직 그 마음 그대로입니다.
2022년 8월 8일 부끄러운 생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