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별 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여행을 갈 때면 꼭 날씨를 확인하고 별자리 앱을 사용해서 밤하늘을 관찰하지요. 몇 년 전에는 별자리 해설을 듣기 위해 일부러 강원도 산꼭대기에 있는 숙소를 찾아 여행을 간 적도 있었어요. 어쩌면 이 이야기는 하늘을 좋아하는 서풍이가 나에게 찾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몰라요. 풍우가 서풍이를 찾아 온 것처럼 말이지요.
나에게 찾아온 서풍이는 참 조용하고 말이 없는 친구였어요. 왁자지껄한 우리 가족과는 사뭇 달라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요. 서풍이에게“네가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돼. 눈치 볼 필요 없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난 말만 할 수 있을 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때 풍우가 서풍이에게 왔어요. 시작은 조금 황당했지만요. 옥황상제가 슈퍼컴퓨터를 질투해서 인간을 벌하려고 했다니 참 생각만 해도 어처구니가 없어요. 사실 쓰는 내내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가 궁금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답니다. 두통 때문에 괴로웠던 옥황상제가 불쌍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진짜 리더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책임감이 없는 리더를 만난 백성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더 심했을 테니까요. 만약 풍우가 강서풍을 만나지 못하고 리더의 무게를 깨닫지 않았다면 옥황상제는 평생 자기가 편한 쪽으로 인간을 다스리는 악덕한 신이 되었을 거예요. 리더는 리더를 따르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풍우도 처음에는 옥황상제의 상황만 생각하느라 잘못된 리더십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도 하늘을 사랑한 서풍이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진심을 알게 되었지요. 진심은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시간만큼 보이는 법이거든요. 풍우와 함께한 시간 덕분에 서풍이가 자신의 꿈 앞에서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해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어느 날 우리 친구들에게 풍우가 나타난다면 태풍을 다스렸던 그날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꼭 물어봐줄래요? 나도 궁금하거든요.
한 사람의 희생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나 자신도 변화시켜요.
전사가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하얀 마사이 심바는
결국 전사의 자리보다 더 귀한 영혼의 친구를 얻게 되잖아요.
여러분들도 진정한 친구를 원하세요?
그럼 먼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은 진짜 친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