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디지털 매체와 관련, 언론학 또는 매체학 연구에서 큰 붐이 일고 있지만, 이 매체의 역사적·철학적 배경과 그 본질에 대한 탐구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자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에서 시작해 라스코 동굴벽화, 우가리트 쐐기문자 그리고 최근의 컴퓨터 그림에 상응하는 세계들을 역사적으로 조명하면서 이 세계들의 의미를 현상학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회화의 마술적 사고에서 텍스트의 논리적 사고를 거쳐 황당무계한 컴퓨터 사고에 이르는 매체 사상의 큰 조류를 아직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각에서 통찰한다. 특히 컴퓨터 그림의 현상을 '피상성'으로 간주하고, 이를 심도 있게 분석한 플루서는 이 책을 통해 비판적인 디지털 사상가로서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