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뺨으로, 손끝으로, 끝내 사랑하는 아름다운 것들에까지 내려앉는 구름을 떠올려봅니다. 모니카 바렌고의 그림처럼 머리를 채우고 있다가 잠자리까지 쫓아오는 구름을요. 구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구름이 어떻게 머릿속으로 들어간 걸까요. 그리고 왜 더 깊은 곳으로, 더 소중한 것들에게로 나아갈까요.
… 이유 없이 시작된 무거운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점점 더 가라앉아 밤까지 쫓아올지라도,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지고 내 안에 피어나는 꽃이 될 거란 것을 알았다면 … 어둡고 슬픈 순간들이 있어도, 그저 잠시 멈추어 기다리면 삶은 기어이 다시 향기로워질 테니까요. -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은 함께 나눈 기억 속에서 마주하는 일상이 어떻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담은 이야기는 함께 먹던 아이스크림을, 함께 보던 영화를, 함께 떠났던 여행을, 함께 보던 밤하늘을 따라갑니다. 떠난 이의 멈춘 시간 속에서도 남은 이의 시간은 흘러가고,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하는 이를 충분히 그리워하고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기억하고 있다면 떠난 자리에도 새로운 날들이 자연스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요.
…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이들,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후에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다가올 이별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곁이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