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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신승철

최근작
2020년 2월 <아담의 첫 번째 아내>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

생각해보면 '사랑'이 많은 일을 해내지만 저에게는 '증오'가 오히려 더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저로서는 '희망'을 품고 '꿈'을 가꾸는 것보다 '소외'에 대한 '오기'가 소설의 자양분이 되더군요. ... 사라지거나 변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불편하거나 부당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그러다가 기억이 약해지기 전에 소설을 쓰겠노라 다짐하는 식이지요.

아담의 첫 번째 아내

유대의 옛 전승에 따르면 아담은 이브와 결혼하기 전에 다른 여성과 결혼했는데, 그 여성의 이름이 릴리스였다고 한다. 릴리스는 아담과 성격 문제로 결별하고 에덴의 동산을 떠난다. 아담은 순종적이고 사근사근한 여성을 원했던 것이 틀림없다. 릴리스는 개방적이고, 독립성이 강하며, 성적 욕구 및 모든 면에서 아담과 동등하길 원했던 인물인 셈이다. 릴리스는 정확하게 말해서 이브 이전의 아담의 첫 아내였다는 기록이 『벤 시라의 알파벳(Alphabet of ben Sira)』이라는 AD 7~10세기의 중세 유대교 문헌에 나온다고 한다. 아담은 원초적인 남성성, 권위주의, 권력욕, 폭력성, 부도덕 등을 타고난 것은 아닐까. 이 번 소설의 등장인물인 문종이나 강 형사, 문중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아담의 첫 번째 아내는 아담의 정서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는 인물이다. 이에 해당하는 등장인물로는 순빈 봉 씨, 박지연, 그리고 소설 이어쓰기에 참여했고, 연쇄 살인에 희생당한 여성들이 떠오른다. 특히, 박지연은 폐빈의 환생으로서 현실에 저항하며 영혼을 팔아서라도 예술이라는 욕망에 다가가려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어머니처럼 성경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머니가 뇌종양이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버스가 모두 빠져나간 어느 종점의 드넓은 주차장이 기억난다. 어머니는 내가 죽으면 네 일이 모두 잘 풀릴 거란 말씀을 해 나를 울렸다. 결국, 나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절대로 요양병원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셨던 말. 어머니는 요양병원에 들어가신 이후 침묵을 지키셨다. 끝내 한 마디도 안 하시고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침묵이 두렵고 무서웠다. 어머니는 침묵으로 저항하신 게 아닐까. 가족들에게 화를 내신 게 아닐까. 꽤 오래전에 쓴 소설이다. 소설의 일부는 단편으로 발표도 했었다. 끝내 이 작품을 포기하지 못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연민, 혹은 이 땅의 ‘릴리스’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 어머니가 밑줄 그으며 읽던 성경책을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2020년 벽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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