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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윤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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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어떤 날은 말이 떠났다>

어떤 날은 말이 떠났다

사랑한다는 말을 쓰고 싶을 때 그 말의 무게에 짓눌려 줄임표로 생략된 그냥 부탁의 말을 하고 싶을 때에도 차마 속내를 다 드러내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 말끝에 붙인 그냥 가끔씩 내 안에서 봄의 새싹처럼 돋아 파릇파릇 위신을 세워주거나 뿌리를 넓혀 가는 말 그냥… 나이팅게일 선서문을 생각하게 되는 요양병원 중환자실과 요양원에서의 숱한 신음들 쓰러진 침상의 이름들 산소마스크를 낀 절박한 분들, 종일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모니터 알람 소리 요양원으로 출근하는 나는 ‘그냥’이 그렁그렁 가래 끓는 소리 같아서 어떤 날은 말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분들에게 한 권의 몸의 말을 드린다 2024년 7월 윤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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