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래 제목은 ‘Where are you really from?’입니다. 우리말로 풀자면, ‘당신은 정말 어디에서 왔나요?’ 또는 ‘당신은 진짜 어디 출신인가요?’ 정도가 될 수 있어요. 이 질문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혹시 ‘당신은 여기 사람이 아니군요’, ‘당신은 우리와 다르군요’, ‘당신은 이곳에 속하지 않아요’ ‘그런데 당신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등의 의미가 느껴지지는 않나요?
이는 백인가 유색 인종의 사회적인 위치와 차이를 규정짓는 편견이 담긴 질문입니다. 인종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고,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드러낼 수 없는데도 말이지요.
이 책의 저자인 애덤 러더퍼드 역시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국인이지만,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에서 태어난 인도계 어머니와 영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자란 아버지의 영향으로 백인은 아닙니다. 유전학자인 애덤은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 질문의 문제점을 명쾌하고 설득력 있으면서도 재미있고 신랄하게 드러냅니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99퍼센트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하며, 인류의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결국 모든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말해야 하는 것을 피하지 않고 흥미로운 과학적 설명으로 맞선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역사, 인류의 진화 과정과 생물학적 사실을 단단하게 엮어 기반을 만들고, 세계사와 함께 문화, 스포츠 등 현재 사례들을 충분히 제시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가 겪어 온 오랜 편견과 고정 관념을 걷어 내고, 우리가 정말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진정한 과학적 통찰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