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얽매이는 생활을 벗어나겠다는 목적으로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잠시 쉬던 차에 에이콘출판사에서 이 책의 번역을 제안해왔다. 그리고 번역이 어느 정도 후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에 8명 정도로 이루어진 그룹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원고가 편집을 거쳐서 2차 교정본으로 내 손에 넘어온 지금은 본의 아니게 가르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어른이든 아이든,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내가 아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스콧 버쿤이 말하듯이, 강연장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그래서 스콧은 연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부터 통제하라고 제안한다. 기술적 요소, 환경적 요소에서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알려주고 실용적인 조언도 덧붙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만큼만 얻어낸다면 책 값의 반만 얻어낸 셈이다. 강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행위다. 즉 강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둘은 사람과 사람이다. 하나는 청중이라는 사람이고, 나머지 하나는 연사라는 사람이다. 가장 어렵고 중요한 변수 둘 중 연사가 통제하기 쉬운 변수는? 그렇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강연할 내용을 실제로 입 밖에 한 번 내보는 것과 그러지 않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머리 속으로 시나리오를 한 번 돌려보는 것과 그러지 않는 것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발표든, 강연이든, 강의든, 수업이든, 연습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직접 해보면 그 효과를 실감한다.
이번 주에 발표가 잡혀 있다면 속는 셈치고 스콧의 조언을 한번 따라해보기 바란다. 실전처럼 연습하라. 한 번 더 연습할 때마다 자신감은 배로 늘고 실수할 확률은 반으로 줄어든다. 스콧의 경험에다 역자의 경험까지 더했으니 믿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