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에 따르면 칸트의 가장 큰 발견은 '순수' 실천 이성의 존재였다. 단순한 실천 이성이 아니라 수단과 목적 연관이나 자연에 대한 지식에 제약되지 않고 오직 그 자체로, 선험적으로, 경험을 벗어나, 의지를 명령하고 움직이는 능력, 즉 '순수' 실천 이성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증명하고 보여주는 것이 칸트의 도덕 철학의 핵심이다. 이 핵심을 가능하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자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단순한 생존이나 성공이 삶의 목표가 아닙니다. 부름 받은 자로, 보냄 받은 자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은 자로 이 세상을 생각하면서 사는 목적은 이 정체성에 따라 반응하고, 책임지는(responsible)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온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시고 희생하신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삶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성육신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 되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생각하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있어야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의 생각을 품고, 자신을 낮추어 겸손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 들어가면서
나는 이 책에서 레비나스 철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핵심 주제인 '주체' 개념이, 그의 초기 철학에서 중기 철학 그리고 후기 철학에 이르기까지 어떤 방식으로 변화, 발전하는지를 철저하게 그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레비나스의 입을 통해서 듣고자 한다. 여기에는 물론 나의 관점이 들어 있고 레비나스 텍스트를 읽는 나의 방식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일단 이것을 감안하고 이 책을 읽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