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의 능지처참은 중국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현되고 있지만, 결말의 능지처참은 중국의 역사적 맥락과 완전히 분리되어 서구 대중문화와 지성사의 일부로서 읽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이 의도한 것은 능지처참의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단선적 역사의 환상을 해체하려고 노력했으며, 그런 작업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가로지르는 오독(誤讀)의 역사를 추적하여 그 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했다. 오독의 역사, 서구적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가 말한 오리엔탈리즘의 역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