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노부인과 청년의 만남이라는 파격적 설정을 택한 것은 그처럼 절망적으로 구조화한 격차 사회에도 변화와 도약을 위한 ‘틈’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 이 틈은 그 유리창 너머에는 나와는 다른 계급이라는 말로 뭉뚱그릴 수 없는, 서로 다른 수많은 사연과 희망과 기쁨과 슬픔을 가지고 사는 개개인들의 인생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 투명한 유리창은 소통을 위한 틈이자 통로가 된다. (...) 늘 소심했던 쇼타는 어느 날 그 여성을 직접 찾아가는 무모한 시도를 했으며, 거기에서 얻은 경험은 결국 그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생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는 직접 가 봐야 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