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사는 일은 몽롱한 바람이다.
바람이 바램이 되는 일상에 詩가 있었다.
말을 과식한 날은 늘 소화불량에 걸렸다.
묵언해야 비로소 보이는 詩는 소화제였다.
명치끝자락에 걸린 詩의 부채에 시달리는 날 많았다.
그럼에도 존재에 대한 버팀목이었다.
숱한 밤을 꼬집고 또 꼬집으며
평생 詩 이자를 내며 살아가야겠다.
詩!
내게 여전히 반짝이는 당신
세세히 보아야 다가오는 당신에게
순하디 순한 이름 하나씩 달아주고 싶다
2019년 가을 지장선원에서
정클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