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적이며 상업적이고 계몽적인 서비스들로 무장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한 충실한 봉사자로서의 길을 따르는 미술관, 모든 정신적이고 문화적으로 간주되던 가치들을 전시효과와 광고의 가치에 종속시켜나가는 미술관의 현주소를 부분적으로나마 파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창조를 유지시키는 유일한 기관으로 자부하면서, 사실은 틀 속에 가두고 질식시키고 있는 이 미술관의 육중하고 장엄한 문 앞에서, '지적 사기들'에 의해 끊임없이 추인되고 있는 제도의 위세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