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계가 임진전쟁을 일국사의 관점에서 애국심의 프레임으로 점점 더 잘게 자르며 파고들 때, 오히려 서구학계에서 홀리Samuel Hawley, 턴불Stephen Turnbull, 스와프Kenneth Swope 등은 국제전쟁으로서 임진전쟁을 개괄하는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여전히 근대 서구역사학 이론이 지배적인 학계에서 전근대 한국 민족의 출현이란 담론은 저자도 예상하듯이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주장은 역사학의 유럽중심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이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학계에는 연구의 지평을 확장할 좋은 기회를 선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