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적인 일보다는 가시적인 일이 지지받는 세상이지만, 나는 가치와 정성 그리고 정직의 힘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꾸준함이야 말로 앞서 언급한 가치들을 완성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지치고 힘들지만 가끔 뒤돌아보며 많이 걸어왔음을 확인하는 것처럼, 걸어가는 그 순간은 늘 버겁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내게 어깨동무하고 함께 걷는 예수의 피 묻은 발을 내려다보며 감격할 뿐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회화와 조각의 3대 천재 예술가였던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는 <피에타>(pieta)라는 유명한 바티칸 조각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피에타>는 총 세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 <피에타>는 자신의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다가 미완성으로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소명 의식을 본받고 싶다. 마지막 그의 작품을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앞의 미술관에서 만난 적이 있다. 투박하지만 탁월한 그의 예술혼 앞에 깊이 감동되어 그 자리에 앉아 조각상을 스케치해 온 바 있다. 나도 그처럼 주를 만나는 그 순간까지 묵묵히 걸어가리라고 감히 다짐해 본다. - 에필로그에서
나는 한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충실한 준비를 통해 바람직한 선교 모델을 세워 보고 싶었다. 소중한 선교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되도록 소외된 곳, 의료가 정말 필요한 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그들에게 의미 있는 도움이 되면서 복음 전파의 열매를 거둘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찾고 기도하던 중 전남 완도군에 있는 낙도 선교로 인도함을 받았다. 감사한 것은, 이러한 고민과 기도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경북 지역의 구미상모교회에서는 해외 선교나 교회 개척이 아닌 완도군에 속한 낙도의 교회를 돕고 섬기는 일을 꼭 필요한 선교로 인정하고 10여 년 전 이정환 목사님을 그곳에 선교사로 파송하며 ‘등대 3호’라는 배를 구입해 주었다. 분당중앙교회 또한 헌금을 모아 이 섬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배인 등대 1, 2호를 제공한 바 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진 분들께 진정 감사드리며,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축복이 임하기를 기도한다. 어찌 보면 나는 그리스도께서 이미 세우신 계획과 그분의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헌신과 사랑 위에 ‘의료’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무임승차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분들의 삶과 섬김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기록하고 간증할 생각이다. - 프롤로그에서
이는 일례에 지나지 않는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나는 잘못된 자세나 체형의 예를 최대한 부모님들께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자 삽화 하나하나를 모두 직접 그렸다. 너무나 잘못된 판단과 가이드가 체형 이상인 자식을 둔 부모들을 흔들어 대는 것을 그동안 수도 없이 목격했다. 이제 이 작은 핸드북이 치료방향을 혼란스러워하는 젊은 부모들과 다른 의사 동료들에게 작은 나침반 역할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