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시도들에서 살필 수 있는 바를 그대로 똑같이 가져와 우리 현실에 적용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그 시도들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며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 기록에 이어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과 세계에 대한 우리의 기록을 덧붙일 용기를 조금은 얻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미 세계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이상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휩쓸리기보다 흐름을 타는 것이며, 그는 그저 파도를 두려워하며 제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 ‘책머리에’ 중에서
처음 68혁명을 접했을 때 나는 마치 구기 스포츠의 ‘올스타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그 이야기들을 읽어 나갔다. 1968년을 포함해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온갖 주제들을 가지고 온갖 형태의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 거대한 움직임들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유명한 이름들이 줄줄이 나와 스치듯 지나간다. 체 게바라, 수전 손택, 마틴 루터 킹, 한나 아렌트…. 그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어렸을 적 읽었던 위인전이나 두꺼운 책들에 큰 글자로 실려 있던 이름들이었다. 그런 ‘거인’들조차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서로 엮이고, 때로는 다투고, 고뇌하고, 나아가는 것이 68의 이야기였다. 또 평범한 대학생, 노동자, 주부였던 사람들이 역사의 ‘거인’들과 같은 무대에 서서 뒤엉켜 세계를 바꾸려 분투하는 것이 또한 68의 이야기였다. - ‘책머리에’ 중에서
물론 그 시도들에서 살필 수 있는 바를 그대로 똑같이 가져와 우리 현실에 적용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그 시도들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며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 기록에 이어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과 세계에 대한 우리의 기록을 덧붙일 용기를 조금은 얻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미 세계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이상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휩쓸리기보다 흐름을 타는 것이며, 그는 그저 파도를 두려워하며 제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 ‘책머리에’ 중에서
처음 68혁명을 접했을 때 나는 마치 구기 스포츠의 ‘올스타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그 이야기들을 읽어 나갔다. 1968년을 포함해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온갖 주제들을 가지고 온갖 형태의 다양한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 거대한 움직임들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유명한 이름들이 줄줄이 나와 스치듯 지나간다. 체 게바라, 수전 손택, 마틴 루터 킹, 한나 아렌트…. 그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어렸을 적 읽었던 위인전이나 두꺼운 책들에 큰 글자로 실려 있던 이름들이었다. 그런 ‘거인’들조차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서로 엮이고, 때로는 다투고, 고뇌하고, 나아가는 것이 68의 이야기였다. 또 평범한 대학생, 노동자, 주부였던 사람들이 역사의 ‘거인’들과 같은 무대에 서서 뒤엉켜 세계를 바꾸려 분투하는 것이 또한 68의 이야기였다. - ‘책머리에’ 중에서
실제 수업을 진행하면서는 ‘중학생’들을 만난다는 게 생각 이상으로 난감한 일이란 걸 깨달아야 했다. 내 딴에는 녀석들에게 더 쉽게 책 내용을 설명하고자 준비했던 예시들조차 녀석들에게 낯선 경우가 있었고(『원피스』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녀석들에게서 무언가 말을 이끌어 내는 것 자체가 어려울 때도 많았으며 녀석들이 일상에서의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 마땅한 대답을 주기 어려웠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움이 있었기에 나의 말이 녀석들에게 가닿을 때, 녀석들의 말이 나에게로 와닿을 때의 짜릿함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려움과 짜릿함, 그것이야말로 동네 청년인 내가 중학생을 만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나와는 다른 일상을 살고 다른 책임과 의무를 가지며 다른 것들을 고민하는 그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우연하고 낯선 만남을 통하여 서로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더 많은 변화가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일수록 삶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다. 이 일련의 이야기를 구태여 책으로까지 옮긴 것은 바로 그 경험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서이다. 얼핏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말들을, 조금이나마 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께 전하고 싶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