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를 지나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스쳐 지나가는 통로에 우두커니 홀로 선 채 이방인이라 느끼며 산다.
새가 되어야 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늘 새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두렵고 민망한 일이다.
내려놓을 수 없어 붙들고 있는 행간들.
그 때문에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지칠 줄 모르고 달라붙는다.
“너였구나!” 언젠가 인사를 반갑게 건네는 그 날이 올 것 같아 나를 찾아가는 길에서 나를 만나려고 애를 쓴다.
뻥 뚫린 통로에 길을 잃은 한 줄의 머쓱한 부끄러움을 걸고 스쳐 지나간 누군가의 진했던 향수처럼 기억되길 바라는 어설픔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