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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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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개미의 집>

둥근 몸의 거처

들녘에 열매들이 꼬무락 익어가요. 한 개의 문이 닫히며 또 다른 문이 열린다고 한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순례의 길 잘 버티고 견뎠습니다. 시인은 하늘로부터 받은 천명으로 시를 쓴다 했던가요. 두 번째 시집을 낸 후 14년 만에 게으른 3번째 시집을 엮었습니다. 어눌한 시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면 좋겠습니다. 욥을 명상하며 기도를 읊조리는 즈음 시 나들이로 버티고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 나를 알고 함께한 분들 애정의 눈빛에 감사를 전합니다. 2023년 11월

루오의 마을에 비가 내린다

풋것인 채로 첫 시집을 냈다. 지렁이 걸음으로 닿은 황량한 벌판 그리고 詩,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영영 나오고 싶지 않았다. 봄물 가득 했던 발자국 옮길 때마다 일제히 숨을 몰아쉬며 시리도록 환하게 피어오르는 환한 꽃 물안해 활활 벗어 던진 열정, 봄날인 것이다. 나를 지탱해온 조촐한 詩에 대하여 소중한 시에 대하여 나를 아는 나를 모르는 이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차마 부끄러운 생각을 앞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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