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무도 모른다고들 하죠. 사람의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도 하고요.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탓인 모양입니다. 책의 내일 일도 정말 모를 일입니다. 세상엔 이렇게 세 편의 서문을 앞에 달고 나오는 책도 있습니다.
캘커타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친구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 것이 어느새 8년 전의 일입니다. 그 친구들을 만난 것도 10년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두 출판쟁이 친구에게 이야기를 나눠주어 두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불행히 한 출판사가 문을 닫았고, 그래서 한 출판사가 두 책을 다 내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두 권의 책이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습니다. 8년의 세월은 그런 사건들이 벌어지기에 충분한 세월일까요.
책이 인스턴트 식품처럼 짧은 유통기간을 갖게 된 세상에서 이렇게 오래 살아남아 준 이 책이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친구들과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잘 압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이렇게 한 권으로 묶인 책은 또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누가 알겠습니까. 세상에 미리 알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걸요. 세상은 불확실합니다.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그래도 비틀거리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주는 힘이 하나 있습니다. 친구들이 제 곁에 머물러 있어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