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읽는 분에게 |
수타니파타(Sutta-nipata)는 경(經=수타)의 집성(集成=니파타), 즉 〈부처님의 첫말씀〉을 모아 엮어놓은 경집經集을 말한다.
이 경집은 경전 성립사상 최초의 것에 속한다. 원래 부처님의 설법 체계를 운문韻文의 시기, 산문散文의 시기, 삼장三藏의 성립, 팔리어 삼장三藏, 대승경전大乘經典의 성립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이 수타니파타는 산문이 시작된 아소카왕 시대(B. C. 268~232) 이전의 운문시대보다 더 오래 되었다고 보는 고전古典 중의 고전이다. 이 가운데서 특히 제4장 〈시詩의 장〉과 제5장 〈피안彼岸에 이르는 길〉은 더욱 오래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집에는 아소카왕 시대나 그 조금 이후로 보는 시기에 나온 《닛데사(Niddesa)》라는 주석서가 있는데 이것도 제4장과 제5장 그리고 제1장 3항의 어구語句에 한한 것으로 보면, 이때까지도 이 경집은 다 집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후 어느 시기에 따로 전해오는 다른 것도 합해 집성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이 한역경漢譯經에는 제4장의 시편詩篇들이 《불교의족경佛敎義足經》이라는 이름으로 오吳나라 초기(223~253) 지겸支謙에 의해서 번역되었다는 것은 대승권에서 이 경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집은 불교의 가장 초기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더할 수 없이 좋은 책이다. 또한 이것은 석가釋迦의 가장 최초의 말씀이며, 가장 생생한 음성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우리가 먼저 알아야 될 것들이다.
부처님의 말씀이 그 후 제자들에 의하여 외기 쉬운 운문의 형식으로 구송口誦되어 오다가 그것이 뒤에 팔리어語로 정착해 최초의 성전으로 자리잡은 경집이기 때문에, 이것은 그 후의 다른 어떤 원시경전原始經典이나 대승大乘경전보다 부처님의 육성을 그대로 들을 수 있어 불교의 과장되지 않은 진실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는 간결하고 소박한 초기 불교사상이 잘 나타나 있는 경집이며, 불교가 다만 깊고 어렵다고만 생각해 버리는 현대의 지성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南何山房 옮긴이 김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