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구라는 행성에게 보내는 나의 연애편지입니다.
용감하면서 아름다운 종부터 흥미롭지만 못생긴 종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종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합니다.”
나는 어릴 때 영국과 아프리카 남부를 자주 오갔습니다. 산줄기에서 내려오는 강물에서 헤엄치는 법을 터득했고, 여섯 살 생일에는 차를 타고 붉은 언덕들이 끝없이 펼쳐진 나미브 사막을 건넌 적도 있어요. 그때 나는 아직 글도 모르고 그림도 제대로 그리지 못할 때였지만, 내 곁에는 언제나 백과사전이 있었고, 나는 온갖 동물의 그림에 푹 빠져들었지요. 그리고 카멜레온부터 귀뚜라미에 이르기까지, 그 동물들을 다 알고 이해하고자 애썼습니다.
이 책은 내가 그 당시부터 보고 싶어 했던 바로 그런 책입니다. 여러분도 내가 어릴 때부터 늘 느끼고 있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이 책을 통해서 느꼈으면 해요. 용감하면서 아름다운 종부터 흥미롭지만 못 생긴 종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종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하고요. 이 책에는 내가 좋아하는 새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종도 있고, 그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 종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했더라도, 야생 동물을 사랑했던 꼬마와, 그 꼬마가 자라서 세밀 묘사에 몰두하는 화가의 눈을 통해서 본 자연의 놀라운 다양성을 여러분도 함께 엿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