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삶의 ‘무기’가 필요한 이유
차를 몰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휘트니스 센터의 모습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즐거워 보였다. 나도 저 사람들과 같이 운동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내 입에서는 깊은 한 숨이 나왔다. 저 자리에 내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당시 회사에서 야근은 어찌나 그렇게 많은지 그 자체로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였다. 일은 일대로 하고, 눈치는 눈치대로 보면서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던 때였다.
그리고 내 뺨을 타고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나는 이렇게도 힘든데, 저 사람들은 너무나 즐거워 보였다. 나도 저들처럼 저녁 시간에는 저렇게 여유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나의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회사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회사 생활하면서 내 삶을 가꾸어 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저 주위 환경에 따라 흘러가는 데로 내 삶을 방치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고 있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이 나를 찾아왔다.
‘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실 이런 질문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바쁜 일상 와중에서도 문득 이런 질문은 우리를 찾아온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등등. 잠시 스쳐 지나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다. 너무나 바빠서 주위 환경에 휩쓸려 살다보면 우리는 이런 질문과 대면하지 못한다.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다.
이 책 속에서는 그런 질문들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서 ‘고전(古典)’을 선택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남자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가끔 술도 마시고, 친구를 만나고,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해 여행도 가고, 자신만의 ‘짝’을 찾아 단란한 가정을 가꾸어 가기를 원하는 30대 남자의 이야기가 책 속에 있다.
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본 세상은 그렇지 않았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조리했다. 내가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내가 일한 만큼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어른으로써 세상살이는 쉽지 않았고, 어려움이 가득했다. 세상살이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왠지 모를 막막함이 느껴질 때, 책 속에 등장할 ‘장대리’처럼 고전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에게 고전은 어려운 책, 두꺼운 책, 우리 삶과 동떨어진 책, 비범한 사람들이 읽는 책, 유명하지만 읽어본 적은 없는 책으로 통한다. 이렇게 고전과 우리 사이에는 벽이 쳐져 있다. 그래서 아마도 고전을 읽고 싶어도 선뜻 손이 가지 않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고전읽기’를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고전을 읽다보면 우리는 삶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고전 속에는 오래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얘기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서 삶을 살았던 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 오랜 시간의 장막을 뚫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앞까지 전해져 내려 왔다.
고전 속에는 그들의 삶이 담겨져 있는데, 천천히 한 글자씩 읽다보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똑같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다. 고전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해서, 주변 사람들, 그리고 내가 사는 사회로 생각의 범위가 확장될 것이다. 이런 생각이 쌓이고 쌓이면 이 책의 제목처럼 힘든 세상을 살아갈 당신에게 고전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는 스스로 가야할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삶은 여행과도 같다.
하지만 삶은 불공평하고, 부조리하며 때때로 우리에게 시련을 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무기’를 들어봤으면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렵다. 아무리 좋은 ‘무기’라 할지라도 몸에 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쓸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당신은 버겁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잠시만 여유를 갖고 ‘무기’를 내려놓자. 버거워할 당신을 위해서 이 책을 준비했다. 이 책을 읽는다고 고전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분은 고전 읽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