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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김영임

출생:1963년

최근작
2022년 8월 <중증장애인과 그 부모의 삶에 관하여>

바람새가 되어버린 바보아비

이 글을 장애인이라고 주홍글씨를 달고 사는 분들에게, 그분들을 낳고 기르는 동안 가슴이 까맣게 타버린 부모님과 형제 가족들, 그리고 스스로를 온전히 지켜나갈 줄 모르는 장애인들의 인권이 보호되기를 간절히 열망하며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기꺼이 그분들의 팔과 다리가 되어주는 많은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바친다.

슬기의 풍금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잘 살아야 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일등만 해야 하는 분위기가 조장되었습니다. 또한 왕따, 나아가 만연된 학교 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가고 있지요. 친구 대신 컴퓨터 오락 게임을 더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잊혀져 가는 옛 정서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믿음은 진정 물질이 아닌 따뜻함이라는 것, 또 서로를 존중해 줄 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진정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인생이여 고마웠습니다

“나는 나막신 신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어. 뚜걱! 뚜걱……!” 어머니는 나와 전화 통화만 하면 나막신을 신고 들판을 돌아다니던 다섯 살 어린아이로 돌아가 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반복적으로 풀어놓는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듣기 싫어 짜증을 내며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어머니는 나막신을 신고 유년시절을 활보하다말고 문득 내게 “누구야? 밥을 안 먹어서 배가 고파. 밥 줘!”라고 말했다. 나는 그제서 알아차렸다. 어머니가 알츠하이머, 즉 치매라는 병을 앓고 있었다는 걸. 그 길로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그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강직했고 큰 사람이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세월 깊은 주름이 가득한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이가 다 빠져 합죽이 할머니가 되어있는 어머니는 나를 보고 “할머니, 나막신 신을 거야!” 했다. 어머니 인생의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나막신을 신고 할머니에게 떼쓰던 다섯 살 어린 시절이었을까. 어머니는 딴소리를 하시다가도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물으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콧노래까지 부르며 물 만난 물고기처럼 유년시절의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어머니에게도 사금파리 같았던 유년시절이 있었는데……. 세월에 인생을 내주며 평생을 소처럼 일만 하시느라 거북이 등이 되어버린 어머니의 손. 그 손을 부여잡는데 한 인생에 대한 연민에 눈물이 나 돌아서고 말았다. 어머니세대는 역사적으로 불운했다. 그 세대는 잘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을 일구는가 하면 베트남 전쟁터로, 독일 광부 · 간호사로 파견되어 가난한 나라 백성의 서러움 속에서 온갖 험한 일을 다 하며 반세기 만에 오늘의 부국을 이루었다. 대한민국은 이처럼 선대의 희생으로 경제 강국을 이루었지만, 이제 선대들의 삶은 이미 이승과 작별을 하거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지는 석양 앞에 쓸쓸히 마주섰다. 나는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이분들 어머니세대의 굴곡진 삶과 아픈 시대를 조명하며 우리세대를 돌아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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