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첫번째 시집인 <정동진역>에서는 시의 소재를 유쾌하고 박력 있게, 두번째 시집인 <모슬포 사랑>에서는 아름답고 향기롭게 형상화해보려고 애를 썼지 않았나 싶다.
이제 세번째 시집을 내보낸다. 이번 시집에서는 어린 시절과 고향의 풍광.풍물들에 종전보다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의 시는 '정동진'에서 시자해 제주도 '모슬포'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고향 땅인 '정남진'(장흥)으로 귀향하는 시의 행로도 갖게 된 것 같다. 우연치고는 참 묘한 우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