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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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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2시인의 일곱째 노래>

12시인의 일곱째 노래

우리는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으며 이번에는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등 성경에서 가장 주옥같은 내용이 들어 있는 경전을 제재로 삼았다. 3,000년 이전에 쓰인 책도 있으며 서사가 많다. 더구나 비유가 너무 뛰어나고 아름다워 인간의 손길이라고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여기에 우리의 손으로 작은 신앙고백을 현대적 시점에서 덧대어 본다. 내 이름을 아시고 내 모든 생각을 아시는 전능자가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 어디를 가든지 함께하는 모양은 심장을 하나 더 갖는 것처럼 든든한 성정이 된다. ― 「시평」 중에서

불혹의 묵시록

어디서나 결핍이 나를 부른다. 핍진으로 인한 삶과 언어도단을 일삼으면서 시를 쓰는 일 또한 도달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결핍이라 여긴다. 삶의 길은 펼쳐지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는 오늘도 꿈꾸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조금 먼 길을 가고 있다.

아직도 시를 배우지 못하였느냐

작가란 매몰된 일상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존재하는 자 여기 하나의 자취를 남긴다. 하얗게 눈이 온 뒤에 걸어간 발자국을 남기듯이 작가가 되기 위해 한걸음 내딛는 사람들을 위해 그 진부한 발자국을 여기에 담는다. 이 정성이 가득한 시인의 발자국에는 삶이 담겨있고 웃음과 눈물이 담겨있다. 글을 쓰면서 인간은 일상에서 빠져나온다. 일상에 매몰되어 퇴락한 삶을 살았으나 이제는 비로소 존재하는 것을 느낀다. 글을 쓰는 것은 존재하는 모습의 일환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하이데거에 의하면 일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며 의미와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고찰로 자신의 의미를 재고하게 한다. 현존재로 명명된 우리는 일상 속에서 퇴락한 삶을 살고 있다. 이는 존재한다고 말하기 곤란한 지경이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 가능성을 이해하고 미래를 향해 자신을 의탁하는 것은 바로 존재하는 형태다. 즉 도구와 타인에 대해 배려하면서 ‘관심’을 갖고 ‘죽음’을 의식하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인 우리는 평균적 일상성으로 도피한다고 하이데거는 말한다. 적나라한 세계 안의 존재로 되돌아가 자신의 현존재와 미래를 감당하지 못한 채 퇴락한 삶을 사는 것이다. 퇴락이란 건물 따위가 한창 성하던 시기를 지나 쇠퇴하여 허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위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이다. 본래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어쩐지 불안하고 마음이 편치 않아 퇴락으로 도피하여 세상 속으로 숨어들어가 대개 무책임하고 안락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를 비본래성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누구나 죽는다. 이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로 본래적인 존재로의 가능성에 가장 깊이 관련된다. 자신이 죽음을 향하여 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회피하며 일상에 매몰되어 살아간다. 이러한 퇴락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의성이다. 즉 본래적인 존재로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것이다. 작가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는 것은 결심 이전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의지이다. 이는 존재하는 것이며 인생과 삶에 대한 깊은 사고를 동반하는 일이다. 일상은 각성을 어렵게 하지만 존재는 각성을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각성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재하기 위하여 오늘도 하찮은 이파리 속에 담긴 우주적 질서를 들여다본다. 그 위대한 목소리를 듣는다. 거기에 각성이 있고 존재가 있으며 인식이 있다. 드디어 작가가 된 사람들은 그 점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존재로의 인생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2020년 3월 명서헌 우거에서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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