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로 찾은 삶의 의미
늘 긴장상태에 놓여 있던 오랜 공직생활에서 어느 날 훌쩍 벗어나니 공허감이 밀려왔다. 주어진 여유가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이 여유로움을 어떤 가치와 보람으로 창출해 나갈까 하는 고뇌의 순간에 불현듯 학창시절에 즐겨 암송했던 시와 수필의 명문장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아름다운 글을 좀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시작한 수필 공부가 어느 듯 2년을 경과하고 그간 써 놓았던 작품들이 쌓이게 되니 은근히 수필집을 내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다.
수필을 통해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헛된 욕망들을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조금씩 비워가니 가슴이 따뜻해지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기쁨도 맛보게 되었다.
나의 글을 읽어 줄 독자들에게 너무 무겁지 않은 수필을 쓰려고 나름으로는 열심히 노력했으나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책으로 묶는 것은 성장의 촉진제가 될 많은 독자들의 비평을 기대함이다.
“퇴직했으면 이제 조용히 좀 쉬지, 뭘 하려고 머리 쓰는 글공부를 하느냐” 고 걱정해 주시던 아버지가 지난 3월에 영원한 안식처로 가셨다. 아버지도 나의 수필집 발간을 기뻐해 주시리라 믿는다.
끝으로 수필가로 이끌어주신 죽헌 김병권 선생님과 문학사 강좌를 통해 문학이론을 가르쳐 주시며 글 지도를 해주시는 청하 성기조 선생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오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김귀희 선생님과 좋을 글을 쓰도록 늘 용기를 북돋아주는 청하아카데미 문우 여러분께도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2017년 8월 28일